금감위, 9개카드사에 1조원대 증자 요구

  • 입력 2003년 3월 13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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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9개 전업카드사에 총 1조원대 이상의 증자(增資)를 요구했다.

카드업체들은 다음주 초까지 증자 규모를 확정한 뒤 금융당국에 증자에 대한 세부계획을 보고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위원회 고위당국자는 13일 “카드연체율이 급등하는 등 카드사의 경영실적이 크게 나빠지고 있어 대주주의 증자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전업카드사 9곳 모두 증자 가능 규모를 다음주까지 확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카드사별로 최소 1000억원에서 3000억∼4000억원까지 증자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 총 증자규모는 1조원을 훨씬 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부실이 심하지 않은 신한카드도 1000억원의 증자를 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자기자본이 작년 말 기준으로 13조원을 웃돌고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도 12.5%여서 심각한 경영상태까지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주주들이 증자에 적극 참여하면 경영이 빨리 정상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작년 말 주춤했던 은행계 신용카드와 가계대출 연체율은 올 들어 다시 상승하고 있다.

2월 말 현재 은행계 신용카드 연체율(1개월 이상 기준)은 11.9%로 전달 말(10.2%)보다 1.7%포인트 높아졌다.

2001년 말 4.1%였던 은행계 신용카드 연체율은 작년 6월 말 5.3%, 9월 말 7.2%, 11월 말 8.4%로 증가하다가 12월 말 8.4%로 주춤했지만 올 1월 말 10%대를 넘어서면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2월 말 가계대출 연체율도 2.1%로 전달 말(1.9%)에 비해 0.2%포인트 올라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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