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부총리 SK수사발표 연기요청]"李금감위장 본분망각"비판

  • 입력 2003년 3월 11일 19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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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에서는 가뜩이나 국내외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채권금융기관들에 대응할 시간이 필요했다는 이들 관계자들의 해명에 설득력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견해가 적지 않다. 실제 경제장관들이 검찰에 ‘압력’을 행사할 만한 영향력을 가졌다고 보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금융감독위원회가 회계장부를 부풀리는 분식회계의 근절을 끊임없이 외쳐온 기관이라는 점에서 ‘본분을 망각한 행동’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와 관련해 금융계에서는 “이미 구축된 경제시스템을 가동한다면 보다 투명한 처리도 가능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더구나 이근영 금감위원장의 ‘검찰 접촉’은 이번뿐이 아니어서 더 비판의 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는 작년 10월 현대상선의 대북송금 고소사건이 불거지자 검찰의 범죄 정보를 총괄하는 이귀남 대검 범죄정보기획관에게 전화를 한 사실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 금감위원장은 “본인이 요청해 4일 검찰총장, 재경부 장관 세 사람이 모여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논의를 했다”며 “채권금융기관이 대응할 시간이 필요해 검찰총장과 만나 수사 발표를 미뤄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이번 SK분식회계의 규모가 1조5000억원에 이르는 등 후유증이 클 것으로 판단,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검찰측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설명이다.

김 부총리와 이 위원장은 또 “검찰에 전화를 한 것이 결코 수사 축소를 위한 압력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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