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집' 이라뇨? '뜨는집' 이죠!…가화동 '한옥마을' 상한가

  • 입력 2003년 3월 6일 18시 50분


‘지은 지 50년이 넘은 낡은 한옥이 부동산 투자상품?’

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이 부동산시장에서 새로운 투자상품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5일 종로구 가회동 일대의 부동산 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 이곳 한옥의 평당 매매가가 작년 한 해 동안 평균 300만원 정도 올랐다.

특히 도로에 가까우면서 리모델링이 끝난 30평 안팎의 한옥은 지은 지 50∼60년이 됐지만 평당 매매가가 평균 1000만원을 웃돈다. 이는 작년보다 30% 이상 급등한 가격. 또 전통 한정식집을 하기에 적당한 한옥(80∼100평)은 평당 매매가가 1500만∼2000만원에 이른다. 요즘은 가격 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거래는 주춤한 편.

현지 부동산 공인중개사들은 “한옥이 인기를 얻는 것은 서울시의 지원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서울시는 북촌 일대 한옥마을을 보존하기 위해 △개·보수 공사비를 최대 3000만원까지 지원 △재산세 50% 감면 △거주자 우선 주차지역의 ‘우선 배정’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

현재 가회동과 삼청동 일대에 있는 한옥은 모두 924동. 이중 243동이 서울시에 등록돼 이 같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

최근에는 낡은 한옥을 헐값에 매입한 뒤 서울시의 지원자금을 이용해 △실내 화장실을 마련하고 △장독대를 없애 마당을 넓히며 △낡은 목재를 이용해 고풍스러운 정취를 더하는 등 적극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비싸게 되파는 사례도 늘고 있다.

계동공인중개소 김재창 사장은 “투자자 외에 강남지역 아파트로 이주했다가 회귀하려는 사람이나 한옥을 개조해 한정식집 사무실 등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도 늘었다”고 귀띔했다.

문제는 주차공간. 대부분의 한옥이 좁은 골목길에 있어서 주차난이 심한 편이다. 또 대지면적이 클수록 리모델링 비용도 많아지므로 투자할 때 주의할 필요가 있다.

차지완기자 c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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