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3년 2월 19일 18시 48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사는 물량은 고작 수백주에서 수천주. 어떤 회사에 애착을 갖고 돈 생길 때마다 조금씩 주식을 사들이는 전형적인 소액투자자의 모습이다.
증시에서는 이에 대해 “은행의 수장이 자기 회사 주식에 애정을 갖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투자자로부터 큰 신뢰를 얻었다”며 좋은 평가를 내린다.
▽심 행장의 자사주 매입〓심 행장이 갖고 있는 부산은행 지분은 그다지 많지 않다. 보유 주식은 3만3000주로 전체 주식의 0.02% 정도. 최근 주가로 따지면 총액은 1억6000만원을 겨우 넘는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높게 평가하는 것은 심 행장의 주식 규모가 아니라 주식을 사는 태도다. 그는 취임 직후인 2000년 8월 부산은행 주식 2만주를 주당 1640원에 사들인 이후 조금씩 꾸준히 주식을 사 모았다. 어떨 때는 400, 500주도 사고 어떨 때는 2000주도 샀다. 자신의 돈으로 꾸준히 근무하는 은행에 투자한 셈.
▽평가〓수익률만 따져도 심 행장은 성공한 투자자로 평가받는다. 취임 초기 사들인 2만주는 배당까지 감안하면 최근 원금이 세 배 가까이 불었다. 주가가 많이 올랐던 지난해 4∼6월 사들인 주식은 별 재미를 못 봤지만 전체 수익률은 100%를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심 행장의 투자 방식에도 비교적 후한 점수를 준다. 우선 자신이 가장 잘 아는 회사에 투자했다는 점, 그리고 한 번에 몰아서 사기보다 돈 생길 때마다 꾸준히 투자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다.
그는 취임 이후 부산은행의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며 한때 800원까지 폭락한 이 은행의 주가를 최근 4000원대로 끌어 올렸다.
심 행장의 자사주 매입은 투자자에게도 큰 신뢰를 줬다.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팔아 이익을 챙기는 오너가 적지 않은 판에 전문경영인이 자기 돈을 들여 꾸준히 자사주를 사들였기 때문.
투자자들이 ‘회사에 대해 가장 잘 아는 경영인이 주식을 살 정도라면 이 회사 주가는 지금 저평가 상태’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부수적인 효과도 얻었다.
대학투자저널 최준철 발행인은 “부산은행은 외환위기 이후 닥친 위기를 잘 극복해 최근 우량은행으로 탈바꿈했다”며 “심 행장의 자사주 매입은 은행 경영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 심훈 행장 자사주 매입 내용 | ||
| 연도 | 때 | 매입한주식 |
| 2002년 | 4월 8일 | 2,000 |
| 9일 | 1,000 | |
| 5월 3일 | 1,000 | |
| 6월 4일 | 2,200 | |
| 5일 | 1,000 | |
| 26일 | 500 | |
| 27일 | 900 | |
| 2003년 | 1월 3일 | 400 |
| 2월 6일 | 1,000 | |
| 지난해 6월 4일 매입한 2200주는 신주인수권부사채 권리 행사한 것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