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송도 IT밸리에 5대업종 유치

  • 입력 2003년 2월 3일 15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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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는 동북아의 연구개발(R&D) 중심지역으로 육성할 계획인 인천 송도지역에 박막트랜지스터액정표시장치(TFT-LCD) 등 디스플레이 산업과 비(非)메모리반도체 등 반도체 사업과 같은 5대 업종을 유치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재계는 인수위가 핵심 대기업을 상대로 이 지역에 투자를 독려하는 것은 인수위의 권한을 넘어설 뿐 아니라 구(舊)시대적 산업정책의 유물이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3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 태스크포스팀에 따르면 송도지역을 정보기술(IT)산업 중심지로 조성하기 위해 최첨단 5대 업종을 유치하기로 결정했다.

5대 업종은 △디스플레이 △시스템LSI(비메모리반도체) △모바일(휴대전화 등 통신기기) △자동차 일렉트로닉스 △바이오(생명산업)이다.

업종의 성격상 디스플레이, 시스템LSI, 휴대전화는 삼성과 LG, 자동차 일렉트로닉스는 현대·기아차, △바이오 산업은 SK 등 각 분야에서 이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대기업들이 투자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1분과 정태인(鄭泰仁) 위원은 "해안에 가까워 습도가 높은 송도 지역의 특성을 고려할 때 고도의 정밀성을 필요로 하는 D램 반도체를 제외한 IT업종을 유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대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인수위는 특히 관련 산업의 연구개발센터나 실험용 공장 등을 신설해 단지를 육성한 뒤 관련 외국기업 유치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수위는 삼성 LG SK 현대·기아차 등과 개별적으로 접촉해 '송도 IT밸리' 개발계획을 설명하고 투자를 당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재계 관계자는 "DJ정부 초기의 '빅딜 논의'와 마찬가지로 정부나 인수위가 산업의 일정한 틀을 만들어놓고 대기업에 강제에 가까운 협조를 요청하는 것은 '개발연대식' 발상"이라면서 "송도에 외국기업과 차이 없는 좋은 조건이 주어진다면 오지 말래도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알아서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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