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는 하이브리드카-日은 픽업트럭’ 상대 아성에 도전장

  • 입력 2003년 1월 13일 1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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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미국 디트로이트 북미국제오토쇼(NAIAS)가 11일 일반에 공개되면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3대 자동차 회사의 본사가 모두 있는 디트로이트에서 열리는 NAIAS는 올해 미국 자동차 시장 및 세계 자동차업계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가장 좋은 행사이다.

올해 NAIAS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판매가 수십만달러짜리 초호화 럭셔리 차량의 열풍이 거셌다. 하지만 자동차 전문가들은 이번 모터쇼에 나타난 미국과 일본 자동차업체들간의 공방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일본차의 미국 픽업트럭 시장 공략=이번 오토쇼에서 가장 관심을 끈 차량은 일본 닛산의 풀 사이즈 픽업트럭 ‘타이탄’. 픽업 트럭은 유럽 등 다른 지역에서는 별다른 인기를 얻지 못하는 반면 미국에서는 연간 220만대씩 팔리는 큰 시장이다.

일본 자동차업체로서는 처음으로 대형 픽업트럭을 만든 닛산은 300마력 이상의 최대출력, 배기량 5600cc V8 DOHC엔진, 4.2t의 견인력을 갖춘 타이탄에 굉장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타이탄 전시장에는 오토쇼 기간 내내 미국 업체의 임원들이 수시로 드나들며 꼼꼼히 메모를 해갔다. 세계 각국에서 온 기자들은 이 차가 미국에서 얼마나 팔릴 수 있을지를 놓고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닛산은 이미 이 차의 생산을 위해 미국 미시시피주에 1억3000만달러(1503억여원)짜리 생산시설을 세웠으며 앞으로 연간 10만대 이상 충분히 팔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도요타도 이번 오토쇼에는 선보이지 않았지만 자사의 중형 픽업트럭 ‘툰드라’를 2006년경 모델 변경한 뒤 미국 대형 픽업트럭 시장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 업체들의 도전에 맞서는 미국 업체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포드는 2004년형 픽업트럭 F-150을 오토쇼 메인 전시장인 코보홀이 아닌 별도의 장소에서 발표회를 갖는 정성을 보였다. GM의 산하 브랜드인 시보레도 새로운 픽업트럭 ‘샤이옌’을 발표해 일본 업체의 공격에 맞대응했다.

▽미국차의 하이브리드카 시장 공략=이번 오토쇼의 최대 주인공인 GM은 일본 업체가 주도하던 하이브리드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이브리드카는 휘발유, 디젤 등 내연엔진과 전기모터를 동시에 사용하는 차종으로 일본 도요타와 혼다가 업계를 리드하고 있었다. GM은 디트로이트 모터쇼 둘째날인 6일 세이턴 뷰와 시보렌 이퀴녹스 등 하이브리드카를 전격 공개하며 ‘2007년까지 하이브리드 차량을 연간 100만대 생산하는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더해 포드와 크라이슬러도 SUV인 ‘이스케이프’의 하이브리드카를 이르면 올해 말 발표하기로 했다.

역시 일본 업체들은 이번 모터쇼에서 기존 차량의 하이브리드 버전(Version)을 공개하며 하이브리드 차량 ‘원조국’임을 강조했다. 도요타는 자사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의 새로운 SUV RX330을 발표하면서 이 차의 하이브리드 버전을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GM의 연구·개발 담당 레리 번즈 부사장은 “픽업트럭과 하이브리드카 모두에서 미국과 일본 업체들이 여전히 각자의 우위를 지키고 있지만 상대 시장을 공략하려는 노력이 계속될수록 기술 격차는 점차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트로이트(미국)=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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