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옵션 증거금제 악용 투기거래, 깡통계좌 290억원 규모

  • 입력 2003년 1월 7일 18시 02분


국내 증권사 선물·옵션계좌의 무담보미수채권(속칭 깡통계좌)이 크게 늘면서 현물(주식) 무담보미수채권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나 선물·옵션 계좌의 건전성 관리가 시급해졌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1월 말 현재 국내 43개 증권사의 무담보미수채권은 총 562억원이며 이 가운데 선물·옵션 관련은 290억원으로 현물(272억원)을 웃돌았다.

무담보미수채권이란 실질적으로 잔고가 마이너스가 된 계좌의 잔여미수금을 말한다.

무담보미수채권은 지난해 3월 413억원에서 11월 말 562억원으로 36% 늘었다.

특히 현물의 무담보미수채권은 264억원에서 272억원으로 소폭 증가에 그쳤으나 선물·옵션은 150억원에서 290억원으로 93.3%나 늘었다.

선물·옵션의 무담보미수채권이 크게 증가한 것은 매수와 매도를 합성하면 증거금이 상쇄된다는 점을 악용한 투기성 거래가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선물·옵션 증거금제도의 악용이나 과도한 투기거래에 따른 미수채권의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최소증거금의 인상 등 제도를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0억원 이상의 무담보미수채권을 보유한 증권사는 모두 15개사로 파악됐다. 증권사별 무담보미수채권은 동원증권이 62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한화(59억원) 미래에셋(56억원) 브릿지(46억원) 세종(42억원) 굿모닝신한(34억원) 동양종금(31억원) 순이었다.선물·옵션계좌의 무담보미수채권은 역시 동원이 54억원으로 가장 많고 미래에셋(52억원) 대신(27억원) 키움닷컴(24억원) 세종(26억원) 동양종금(19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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