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부동산은]올해같은 활황 어려워

  • 입력 2002년 12월 25일 20시 24분



《내년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될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이 올해만큼 활황국면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입을 모았다. 일부 전문가는 집값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아파트 입주 물량 증가로 수급 불안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데다 실물 경기 위축과 본격화할 정부의 강력한 주택안정 대책 등이 악재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저금리가 지속하면 부동자금이 부동산 상품을 돌아다니면서 상품별, 지역적인 차별화 현상은 올해처럼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집값 상승폭 크지 않다〓건설산업연구원은 2003년 건설 및 부동산 경기 전망보고서를 통해 아파트는 0.5%, 토지도 2∼3% 수준의 상승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공사 산하 주택도시연구원은 내년 집값은 1∼2%과 전세금은 2∼3% 내외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때 실질적으로는 집값이 떨어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문가들의 이같은 분석은 정부의 잇따른 강력한 주택시장 안정대책과 서울시의 재건축 규제 강화 등으로 아파트에 대한 투자매력이 줄어든 점에 기초한다.

또 집값 상승의 진원지인 서울 지역의 내년도 입주물량이 올해보다 37.1% 늘어난 6만7931가구에 달해 수급 불균형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는 분석도 영향을 미쳤다.

▽집값 떨어질 수도 있다〓일부 전문가는 집값이 떨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의 김성식 연구위원은 “그동안 건설업체들이 주택사업 비중을 크게 늘리면서 올 연말 이후부터는 입주물량이 급증한다”며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면서 내년 집값은 3∼5% 정도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현아 건산연 책임연구위원도 “내년도 집값 상승률 전망치는 전국 평균인 만큼 0.5% 상승은 일부 지역에서 하락세를 보일 수도 있음을 뜻한다”고 말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투자수요와 실수요가 저금리를 이용, 대거 주택매입에 나서면서 집 값이 올해는 크게 올랐다”며 “이미 실수요가 많이 줄어든 데다 입주물량 증가로 내년 집 값은 하향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품별, 지역별 양극화는 확대될 것〓올해 가격 폭등세를 이끌었던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일반 재건축은 보합세나 약세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저밀도아파트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다.

부동산정보업체 ‘내집마련정보사’의 김영진 사장은 “조합 승인 난 곳과 5개 저밀도 지구는 상승세를, 조합승인 받지 못한 재건축 아파트는 하락세를 각각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역별로는 정부의 강력한 주택시장 안정대책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는 강남은 안정세를 유지하는 반면 강북지역은 뉴타운 개발이라는 호재의 영향으로 활황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의 김희선 상무는 “뉴타운 등 이슈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등락이 거듭하면서 전반적으로는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서울의 부동산 규제를 피해 수도권으로 옮아간 투자수요가 내년에도 이어져 택지개발지구나 역세권 등 호재가 있는 일부 서울 외곽의 수도권 지역은 과열양상을 보일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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