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내년 5조대 투자…반도체설비에 3조 투입

  • 입력 2002년 12월 17일 18시 50분


삼성전자의 내년도 시설투자 규모가 올해보다 다소 늘어난 5조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당초 긴축경영을 검토했으나 소폭 확대경영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17일 전자업계 관계자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초박막트랜지스터액정표시장치(TFT-LCD) 5세대 생산라인 확장과 반도체 300㎜라인 투자 등으로 삼성전자의 내년 투자규모가 올해 4조8800억원보다 늘어난 5조원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내년 투자부문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것은 9월 1335억원을 들여 골조공사를 시작한 경기 화성공장의 반도체 300㎜라인. 내년 1·4분기(1∼3월) 중 골조공사가 끝나면 클린룸 시설 등 장비발주를 시작, 내년 중에 3조원가량의 설비투자가 이뤄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새로 세워지는 300㎜라인은 3·4분기(7∼9월)에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며 초기에 월 2만장의 웨이퍼를 생산하다가 연말부터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며 “300㎜라인은 기존 200㎜라인에 비해 생산량은 2.5배로 늘고 생산비용은 30% 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또 요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17인치 이상의 대형 모니터용과 20인치 이상의 TV용 TFT-LCD 생산을 위해 5세대의 두 번째 라인을 최근 착공했다. 이 라인 완공에는 1조5000억∼2조원가량이 투자될 전망.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중 이 시설에 대한 설비투자를 마무리하고 내년 10월부터 월 6만개의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이 밖에 기존 반도체 라인의 설비 업그레이드와 휴대전화 생산시설 확충에 4000억∼5000억원을 투입하고 드럼세탁기 등 가전부문 등에도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우리증권 최석포(崔錫布) 수석연구위원은 “삼성전자가 내년에 긴축경영을 할 것처럼 알려져 있으나 이는 미국의 대(對)이란 공격과 국내 정치일정 등 불확실성 때문에 일단 말을 아끼려는 의도”라며 “반도체와 TFT-LCD 분야의 해외 경쟁기업들이 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상황에서 1위 자리를 유지하려면 투자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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