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北 황강댐 건설' 관련 건교부 대대적 보안감사

  • 입력 2002년 12월 12일 18시 45분


본보가 특종보도한 북한의 임진강 상류 황강댐 건설과 관련, 국가정보원이 건설교통부에 대해 대대적으로 그 경위를 조사하는 전말감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12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국정원은 본보가 황강댐 건설 관련 기사를 첫 보도한 10일부터 정부과천청사에 있는 건교부에 전담요원 2명을 파견해 장차관을 비롯한 간부 및 담당 실무공무원 전원을 대상으로 전말감사를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건교부의 일부 부서는 사실상 다른 업무를 하지 못한 채 여기에 매달려 있다. 이번 보안감사는 13일 끝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의 한 관계자는 “국정원의 이번 전말감사는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지시에 따라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해 파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당연히 공개했어야 할 북한의 황강댐 건설 사실을 국민에게 두 달 이상 감춰 놓고도 언론에 보도됐다는 이유로 국정원이 나서 ‘유출 경로 색출’에 나선 것은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경기 연천지역 시민단체인 ‘연천지역 사랑 실천연대’ 이석우(李錫雨·44) 사무국장은 “황강댐이 건설되면 가뭄과 홍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대응댐 건설 등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서기는커녕 국정원을 통해 언론보도가 나온 경위를 조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북한이 황강댐 아래쪽에 두 개의 ‘4월5일 댐’을 완공함에 따라 지난해 3월과 올 9월에 경기 북부지역에 피해가 발생했을 때도 정부가 숨기기에만 급급하더니 이번에도 대책마련은 뒷전으로 밀리는 것 같아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연천〓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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