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용적률 상향에 재개발 붐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 일대에는 현대화된 한방쇼핑몰이 잇따라 들어서는 등 서울 재래시장의 재개발 재건축 사업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 전영한기자

서울시내 재래시장에 재건축 재개발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는 서울시가 최근 재래시장의 현대화를 위한 지원 방안을 잇달아 내놓았기 때문. 또 백화점과 할인점 등 대형 쇼핑시설에 고객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재래시장 상인들의 노력도 영향을 미쳤다.

상가투자 자문업체인 ‘인터원컨설팅’의 원창희 사장은 “그동안 재래시장은 낮은 용적률(부지면적 대비 지하층을 제외한 건물 총면적)과 각종 건축 제한 조치로 재건축 재개발 사업이 지지부진했다”며 “최근 정부 정책의 변화에 따라 앞으로는 재래시장 재건축 재개발이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했다.

▽재래시장을 살려라〓지난달 말 현재 서울의 재래시장은 모두 312곳(등록 200곳, 무등록 112곳). 이 가운데 80%(160곳)는 지은지 20년이 넘었다. 또 전체 점포 3만4247개 중 11%(3743개)가 영업 부진이나 노후화를 이유로 폐업한 상태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지난달 말 일반주거지역과 준주거지역의 재래시장 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해 용적률을 대폭 올려주는 것을 뼈대로 하는 도시계획 조례안을 내놓았다.

조례안에 따르면 내년 초부터 일반주거지역은 최고 500%(기존 400%), 준주거지역은 600%(기존 450%)의 용적률을 각각 적용받는다. 재래시장의 81%(162곳)는 상업지역이 아닌 일반주거지역과 준주거지역에 몰려 있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종로구 광장시장, 성동구 축산물시장 등 재래시장 10곳을 선정해 점포를 개·보수하고 진입로를 새로 정비하는 등 재개발 재건축을 촉진하기 위한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테마상가로 거듭난다〓전국 한약재 유통의 ‘메카’로 불리는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용두동 일대의 경동시장과 약령시장이 대표적인 사례.

특히 제기동 용두동 일대에는 ‘한솔 동의보감’ 등 대형 한방쇼핑몰 3곳이 잇따라 들어선다. 한솔동의보감은 구 미도파백화점을 리모델링하는 것으로 2004년 6월 준공 예정이다.

은평구 불광동과 대조동의 재래시장도 2005년 5월 대형 복합쇼핑몰 ‘팜스퀘어’로 탈바꿈한다. 연면적 3만여평 규모(지하 8층∼지상 14층)로 할인점과 패션몰, 식당 멀티플렉스 영화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성동구 왕십리시장 일대도 강북 뉴타운 개발 계획에 맞춰 대변신을 꾀하고 있다. 특히 서울 지하철 국철과 2, 5호선 환승역인 왕십리역 근처에는 2004년 말경 종합쇼핑몰 ‘프리존’이 들어선다. 왕십리 뉴타운 지역과는 걸어서 5분 거리. 이 밖에 영등포구 영등포시장에 2005년 4월 시네마쇼핑몰 ‘에쉐르’가 준공될 예정. 이 건물 9, 10층에 영화관 8개관이 들어온다. 또 구로구 가리봉동시장과 서대문구 서중·영천시장도 각각 주상복합건물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투자 유의사항〓상가 활성화 여부가 투자의 관건이다.

원창희 사장은 “상가 투자는 아파트나 오피스텔 등 다른 부동산 상품과 달리 철저하게 유통이라는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변 상권의 특성에 맞는 쇼핑몰이라면 상가가 활성화될 전망이 높지만 주거지 한가운데 성격이 불분명한 ‘나홀로 상가’는 백화점과 할인점 등에 밀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

또 입점 뒤 상가가 제대로 관리 운영되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건물만 지어놓고 운영 및 관리가 부실하면 고객을 잃을 수 있다.

재래시장 재건축 재개발 현황
구분	추진			미추진	합계
	완료	공사중	추진중
강북	4	19	23	75	121
강남	1	24	11	43	79
합계	5	43	34	118	200

자료:서울시

재래시장 상가 분양 현황
상가	위치	규모	분양가(만원)	준공예정	연락처(02)
팜스퀘어	은평구 대조동	지하8∼지상16층	평당 900∼2,800	2005년 5월	3560-111
한솔동의보감	동대문구 제기동	지하2∼지상7층	평당 2,500∼4,050	2004년 6월	964-4060
프리존	성동구 도선동	지하6∼지상11층	계좌당(3.5평)8,000∼15,400	2004년 12월	2281-3052
에쉐르	영등포구 영등포동	지하6∼지상15층	계좌당(5평)8,900∼17,200	2005년 4월	2068-6565

자료: 각 시행사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