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동아리 활동으로 경쟁력 높인다"

  • 입력 2002년 11월 27일 18시 03분


“동아리 활동도 ‘개인 경쟁력’에 도움이 되는 쪽으로.”

최근 대기업 직원들 사이에서 자발적인 형태의 ‘지식 동아리’ 활동이 확산되고 있다.

외환위기 이전 회사의 지원을 받으며 운영되던 각종 취미 동아리가 자취를 감춘 반면 특정 주제나 관심사를 ‘연구’하는 모임이 크게 늘고 있는 것. ‘지식경영’을 추진하려는 기업들도 직원들의 이런 움직임을 크게 반기고 있다.

삼성종합기술원이 운영하는 사내 사이트 ‘테크노플라자’에는 현재 ‘디스플레이 연구회’ ‘음식과 바이오기술 연구회’ ‘컬러 연구회’ ‘뇌과학 연구회’ 등 128개 자발적 연구모임이 등록돼 있다. 삼성그룹 계열사의 연구원과 직원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전체 회원 수는 2만9200여명.

삼성종합기술원의 한만조(韓萬朝) 과장은 “회원들은 대부분 동아리 활동을 통해 개인의 경쟁력을 높이고 업무에도 도움이 되길 원한다”면서 “모임이 주로 온라인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활동에 따른 경제적, 시간적 부담이 없다”고 설명했다.

LG전자 안에서는 주제별로 650여개의 지식동아리에서 3만2000여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사내통신망에 동호회활동 공간이 개설된 지난해 1월 30여개에 불과하던 동아리가 2년여만에 20배 이상으로 늘었다.

몇몇 동아리는 상당한 실적까지 올렸다.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한다는 목표로 모인 ‘A+’라는 모임은 지난해 15건의 특허를 신청해 1건을 따냈다. 또 해외생산법인과 이를 지원하는 본사 직원들의 모임인 ‘GOC(Global Operation Camp)’는 최근 한 해외법인의 재고상품을 물건이 부족한 다른 법인에 지원해 1억5000여만원의 제품을 팔기도 했다.

LG전자 지식경영팀의 조하형(趙河衡) 과장은 “동아리 활동으로 직원들 사이에서 정보교류가 원활해지는 등 지식경영이 촉진되고 있으며 직원들의 비공식적인 활동이 공식적인 회사조직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조선업체인 대우조선해양은 지식경영을 활성화하기 위해 회사 차원에서 ‘학습 동아리’를 적극 육성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부서장과 팀장 107명은 지난달부터 회사의 독려로 독서연구회 활동을 시작했으며 9개조로 나뉘어 매주 3번씩 오전 7시에 경영학 서적을 읽고 토론을 벌인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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