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씨 중도하차 표정]현대重 "아쉬워" 현대自 "홀가분"

  • 입력 2002년 11월 26일 18시 05분


국민통합21 정몽준(鄭夢準) 대표의 대선후보 낙마에 대해 ‘범(汎) 현대’ 계열사 직원들은 대체로 안도하고 있다. 25일 현대관련 주가가 오른 것과 흐름을 같이 하는 것.

정 대표가 고문으로 있는 현대중공업은 겉으로는 담담한 분위기다. 이 회사 관계자는 “정 대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사실상 회사 경영에 손을 뗀 상태였으며 우리는 정 대표의 정치활동과 상관없이 기업활동을 해오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정 대표의 대선 출마를 내심 기대하고 있었던 듯 아쉬워하거나 은연중에 낙담을 표시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 직원은 “오너라는 점을 떠나 젊고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는 후보라는 점에서 지지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반면 정 대표의 형인 정몽구(鄭夢九) 회장이 오너로 있는 현대자동차 직원들은 “홀가분하다”는 말로 압축되는 분위기. 정몽구 회장의 ‘정경분리’ 의지가 워낙 강해 어떤 임원도 이번 낙마에 대해 아쉬움을 표시하지 않고 있다.

9월19일 현대차의 정경분리 선언 이후 이 회사 임원들은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대외활동을 극도로 꺼렸다. 한 임원은 “그동안 정 대표와 관련한 근거 없는 소문들이 나돌아 곤욕을 치렀는데 이제야 벗어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2010년 해외박람회 유치차 프랑스 파리를 방문 중인 정몽구 회장은 국내 본사로부터 정 대표의 대선후보 탈락 소식을 연락 받고 짧게 “알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 현대아산 등 정몽헌(鄭夢憲) 회장 계열사의 관계자들은 대북 비밀 지원설 의혹을 의식한 듯 “정치권의 공세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대북 지원 의혹은 사실상 정 대표를 겨냥했던 것으로 본다”고 주장하면서 “그런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국에 장기 체류 중인 정몽헌 회장의 반응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명재기자 mjlee@donga.com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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