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즈펠드 美제약협 부회장 “한국 의약산업 투자 절실”

  • 입력 2002년 11월 10일 18시 52분


“한국은 불투명하고 불안정한 정책으로 많은 기회를 놓치고 있다.”

미국 제약협회(PhRMA) 섀넌 허즈펠드 부회장(사진)의약산업 정책에 대해 직격탄을 날렸다. 미 제약협회는 미국은 물론 유럽 일본 등의 세계적인 연구중심 제약기업과 바이오기업들의 단체. 지난주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지역 회원사 매니저들의 세미나 참석차 방한 중인 그녀를 만나봤다.

그녀는 “한국은 정보통신 반도체 등에서는 새로운 기술과 자본을 받아들이는 데 적극적이지만 의약산업만큼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면서 “단기적이고 과학적이지 못한 제도로 많은 기회를 중국과 싱가포르에 빼앗기고 있다”고 말했다.

허즈펠드 부회장은 한 예로 임상시험 제도를 들었다. 신약 1개를 개발하는 데는 평균 8억 달러의 비용이 드는데 그중 절반 이상을 임상시험에 투자한다. 중국과 홍콩은 선진 기업들의 제도와 자본을 받아들여 임상시험 기술과 시스템이 이미 세계적 수준에 올랐다는 것. 하지만 한국은 국제기준과 다른 복잡한 규제들 때문에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투자를 꺼린다.

“게놈 프로젝트 이후 의약산업에는 많은 새로운 기회와 도전이 생겼다. 다양한 진단법과 치료법이 나타나고 개인 특성에 맞춘 치료가 가능해졌다. 그만큼 개발비용이 늘어나고 복잡해지는 것이기도 하다. 의약산업은 완전히 달라졌는데 한국 등 몇몇 나라들은 아직도 60, 70년대식 정책을 펴고 있다.”

그녀는 한국을 80번 방문한 지한파(知韓派).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경영학석사(MBA)로 제약업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전에는 변호사들과 함께 법률회사를 공동 창업한 경력이 있다.

신연수기자 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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