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국민은행장 "합병제외된 은행 자회사로 육성"

  • 입력 2002년 11월 8일 18시 08분


김정태(金正泰·사진) 국민은행장은 8일 “내년에 합병에서 제외된 중견은행의 지분 20∼30%를 매입해 자회사 은행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김 행장은 이날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내년이면 은행권의 합병작업이 마무리되고 대규모 은행 3, 4개가 시장을 주도하게 될 것”이라며 “중소규모 은행을 대상으로 지분 매입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산 200조원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면서 은행권의 합병 바람을 주도해 온 국민은행이 중소은행을 자회사로 만드는 방향으로 선회함에 따라 우리은행, 하나은행 등도 비슷한 전략을 펼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렇게 되면 내년 중 은행권은 3, 4개 대형은행의 중소은행 인수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행장은 “국민은행이 못하는 분야도 많은 만큼 중소규모 은행을 자회사로 두고 해당 은행의 특성을 살려 나가면서 국민은행을 보완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김 행장은 국민은행 합병 1년의 성과에 대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에 아직 이르며 인사 및 조직의 통합 등 합병의 기초작업을 마무리한 상태”라며 “내년부터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 창출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은행이 중소기업 노마진 세일 등 시장 파괴적 행위를 한다는 비판에 대해 김 행장은 “우량기업과 부실기업간 가격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을 뿐”이라며 “손해보면서 장사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김 행장은 “금융지주회사는 훌륭한 제도이지만 한국의 여건에는 아직 이르다”며 지주회사 도입 계획이 없음을 밝혔다.

임규진기자 mhjh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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