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기업들 “수입車사업 다시한번”

  • 입력 2002년 11월 6일 17시 50분


대기업들이 수입자동차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다. 외환위기를 전후해 수입차 판매에서 손을 뗐던 대기업들이 수입차시장이 커지면서 속속 재진출하고 있는 것.

현재 대기업 딜러 대열엔 선발주자인 코오롱을 필두로 SK 두산 동양그룹과 극동유화 등이 가세한 상태. LG그룹도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수입차 시장을 끊임없이 입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 딜러 진용〓87년 수입차 시장이 개방된 이후 수입차 판매는 대기업들의 전유물이었다. 87년 코오롱(BMW)과 효성물산(폴크스바겐 아우디), 한진그룹(볼보)이 처음 수입차 판매를 시작한 이후 동부(푸조) 두산(사브) 기아(포드) 금호(피아트) 우성(크라이슬러) 삼환까뮤(시트로앵) 한보(피아트) 등이 수입차 시장에 앞다퉈 진출했다.

하지만 외환위기를 전후해 수입차 시장이 얼어붙게 되면서 코오롱을 제외한 대기업들은 모두 수입차 판매에서 발을 뺐다. 두산은 지난해 볼보로 차종을 바꿔 재진입한 케이스.

정유 정비 보험 중고차판매 텔레매틱스 등 자동차 제조를 제외한 대부분의 자동차 관련 사업에 진출한 SK그룹은 작년부터 SK글로벌을 통해 일본 도요타자동차를 팔고 있다. 동양그룹 계열 동양고속건설도 도요타의 딜러로 활동하고 있다.

LG칼텍스정유는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출자회사인 얄개닷컴(온라인 중고차판매)을 통해 수입차 사업을 하거나 별도법인을 세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벤츠 도요타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최고가 브랜드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장사가 된다?〓대기업들이 수입차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장사가 되기 때문이다. 올해 수입차시장은 100% 이상 고성장하면서 시장규모가 1조원 가까이로 커지고 있다. 코오롱과 SK글로벌은 올 들어 10월까지 각각 1778대, 1077대를 팔아 작년 전체 판매실적 대비 41%, 236%의 신장률을 보였다.

대당 딜러 마진율이 15∼20%인 점을 감안하면 ‘캐시 카우(Cash Cow)’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대기업들의 수입차 시장 진출에는 2세들의 역할이 컸다. 코오롱이 BMW 수입판매에 나설 때 이웅열 현 회장이 앞장선 것처럼 한진 조중훈 회장의 차남 남호씨(한진중공업 부회장)도 수입차에 관한 한 직접 챙겼다는 것.

두산 박용곤 명예회장의 차남 지원씨(두산중공업 부사장)도 두산이 볼보로 2001년 수입차시장에 재진입할 때 깊숙이 관여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