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홍렬의 굿샷 경영]결과보다 과정을…

  • 입력 2002년 11월 3일 18시 53분


요즈음 골프장에 나가면 단풍놀이가 따로 없다.

주위가 온통 울긋불긋 형형색색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그래서 가을 골프가 좋은지 모르겠다. 가을에 많은 행사가 몰리는 것도 한해를 마무리하는 계절의 속성과도 관계 있다고도 하겠다.

골프장 안에는 모든 것이 다 있다. 사계절이 있어 계절의 변화에 따른 오묘함을 느끼고, 볼 수 있다. 18홀 안에는 꽃, 나무, 풀, 물, 바람, 햇빛, 공기, 새와 야생동물이 있다. 또 인생의 희로애락이 있고 ‘108번뇌’가 있는 곳이다.

이렇게 좋은 곳에서 스코어 카드 하나로 일희일비할 이유가 없다.

골프를 어느 정도 터득한 아마추어들은 스코어보다는 과정과 내용을 음미하면서 즐기는 플레이를 하는 것이 좋다.

나도 그렇지만 많은 경우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만으로 평가하는 습성이 있다. 일회성으로 끝나는 일은 과정을 무시해도 결과가 좋으면 아무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오랜 세월과 함께 성장할 기업이라면 과정과 내용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골프에서 파 플레이(규정타수대로 플레이를 끝내는 것)를 했다면 어떻게 했느냐가 플레이의 질을 나타낸다. 예컨대 파 4홀에서 2샷 2퍼팅으로 파고 세이브하는 것과 세 타로 온 시켜 한 퍼트로 파를 세이브 하는 것은 결과는 같지만 그 내용은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이다.

골프클럽은 제각기 특성이 있게 만들어 졌기 때문에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결과는 달리 나온다. 같은 150m거리라도 사람에 따라 사용하는 클럽이 다를 수 있다. 클럽 선택을 잘해야 한다.

조직운영에 제일 중요한 것은 역시 사람이다. 사람도 골프클럽만큼이나 제각각이다.

실무자로 있을 때 그렇게 유능하던 친구가 관리자로 올라가면서 딴사람으로 변하는가 하면, 실무자 때는 ‘별로’이던 사람이 관리자가 되면서 유능하게 변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사람은 누구나 양면성을 가지고 있음에 항상 유의하면서 활용해야 한다. 사람을 쓸 때 그가 갖고 있는 재주를 찾아 거기에 맞게 쓰는 혜안을 골프클럽에서 찾아보자.

장홍열한국기업평가원장 nanumch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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