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北美 해상운임 30% 올린다

  • 입력 2002년 10월 31일 18시 20분


미국 서부 항만에서 조업이 재개됐지만 대형 선사들이 항만의 혼잡과 유가 상승 등을 이유로 운임을 올리는 바람에 무역업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 서부의 29개 항만은 10일부터 재가동되고 있지만 심각한 하역 적체가 계속되고 있는 데다 크리스마스 성수기를 맞아 물동량이 급증하면서 선박들은 평균 10일 정도 항만에서 대기해야 하는 상태다.

대형 선사들은 하역작업 지연에 따른 비용 상승을 이유로 일제히 항만 혼잡할증료를 물리려 하고 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각각 이달 22일과 12월 6일을 기점으로 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당 500달러, FEU(40피트짜리 컨테이너)당 1000달러씩 혼잡할증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범양상선 등 다른 해운사들도 할증료 부과 계획을 곧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선사들은 혼잡할증료 이외에도 대(對)이라크전쟁 가능성을 이유로 유가할증료도 물리고 있다. 선사들은 일부 노선에서 상반기에 TEU당 37달러씩 받던 유가할증료를 지난달 15일부터 62달러씩 올려 받았으며 1일부터는 75달러씩 부과하고 있다.

무역업체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은 두 차례 기본요금 인상과 한 차례 성수기 할증료 부과로 북미행 선박은 올 들어 10월 말까지 운임이 TEU당 775∼900달러씩 이미 오른 상태이기 때문. 미 서부항만 사태 때문에 유럽 항로까지 제때 선적하기 어려워지면서 유럽행 운임이 인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산업자원부 해양수산부 등 관련 부처들은 최근 대형 선사들에 혼잡할증료 도입을 철회하고 유가할증료 인상도 최대한 억제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선사들은 할증료 계획을 밀고 나가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협회 하주사무국 김길섭 부장은 “하역 지연과 우회경로 수송으로 인해 추가 물류비 부담을 안게 된 미국 수입업자가 수출단가를 내려달라고 하는 데다 선사들의 할증료 요구까지 겹치면서 무역업체들이 ‘이중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미 서부항만 사태로 인한 무역업계의 피해는 최소한 12월 중순까지 계속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