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中企 재무 개선돼도 생산성은 악화

  • 입력 2002년 10월 23일 17시 32분


외환위기 이후 국내 중소 제조업체들의 빚은 많이 줄어 재무 건전성은 높아졌으나 생산성은 오히려 낮아지는 등 명암이 엇갈린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연구원(KIET)이 전국 9만 7300여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해 23일 발표한 ‘중소기업의 구조전환과 정책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5인 이상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평균 부채비율은 1997년 말 305.48%에서 2000년 말 192.56%로 낮아졌다. 또 자기자본비율은 △97년 말 24.06% △98년 말 27.47% △99년 말 32.58% △2000년 말 34.18%로 꾸준히 높아졌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중소기업 비중은 98년 31.0%(410억달러)에서 2001년에는 42.9%(646억달러)로 높아졌다. 반면 대기업의 수출 비중은 같은 기간 68.9%에서 57.1%로 낮아졌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은 대기업보다 기술·자본집약적인 산업으로 구조조정이 더뎌 대기업과 비교한 생산성은 높아지지 않거나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생산성을 나타내는 종업원 1인당 부가가치액은 대기업 평균을 100으로 했을 때 중소 기업은 97년 38.4에서 2000년 35.4로 낮아졌다. 부가가치율(부가가치/매출액)도 97년 28.94%에서 2000년 26.08%로 하락했다.

기술개발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기술개발에 나선 회사수는 97년 6911개에서 2000년 1만748개로 늘었다. 이들 기업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비율은 97년 1.32%에서 2000년 1.37%로 높아졌다. 하지만 대기업 평균 1.47%보다 낮았다.

서비스 산업의 비중이 커지고 ‘3D업종’ 기피 풍조가 확산되면서 생산현장의 기술인력 부족률은 97년 6.6%에서 2000년 10.6%로 높아졌다.

양현봉(梁炫奉) KIET 중소벤처기업실장은 “외환위기는 재무건전성 제고 등 중소기업 구조조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면도 있다”며 “앞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은 인력개발과 기술력을 높이는 분야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종업원 1인당 부가가치액의 대기업 평균 대비 비중 (단위:%)
1997년305.48
1998년263.97
1999년209.94
2000년192.56
자료:산업연구원(KIET)

중소기업의 부채비율 (단위:%)
1997년38.4
1998년38.7
1999년34.7
2000년35.4
자료:산업연구원(KIET)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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