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특집]이車엔 골프백 몇개 들어가지

  • 입력 2002년 9월 30일 16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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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의 유럽산 고가 수입차를 샀던 P씨는 최근 늦은 나이에 골프를 배우며 적잖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차 내부는 널찍하지만 트렁크 한 귀퉁이를 CD 체인저가 차지하는 바람에 골프백이 잘 들어가지 않는 것. 필드에 나갈 때마다 골프백을 45도 정도 비틀어 실어야 하기 때문에 친구들에게 선뜻 “내 차를 타고 함께 골프장에 나가자”는 말을 못한다.

수입차업계가 최고의 타깃으로 삼는 고객층이 골퍼들. 수입차를 살 만한 소득계층이 아무래도 골프를 즐길 만한 여유가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골프백이 트렁크에 몇 개나 들어가냐’가 수입차 구입시 중요한 기준이 되기도 한다.

국내 세단형 승용차 중 골프백을 가장 많이 트렁크에 실을 수 있는 것은 현대의 에쿠스. 골프백 4개와 보스톤백 4개가 들어간다. 골프팀 1조(4명)가 차 한 대를 타고 필드에 나갈 수 있다.

수입차 중에는 GM코리아가 수입하는 캐딜락이 골프백 적재공간이 넓은 축에 속한다. 골프백과 보스턴백이 각 4개씩 들어간다. 벤츠 S클래스와 BMW 7시리즈, 포드코리아가 들여오는 링컨컨티넨탈 등 대형 수입차도 비슷한 적재용량. 다만 CD체인저가 트렁크에 달렸는지를 미리 파악해야 P씨와 같은 낭패를 면할 수 있다.

골프백 적재공간에서는 아무래도 미국업체보다 중소형 모델이 많은 유럽차들이 불리하다. ‘안전하다’는 이미지가 강한 볼보는 골프백 4개 넣기가 쉽지 않다. BMW 3, 5시리즈도 비슷한 수준. 다만 국제적으로 베스트셀러인 볼보 왜건형은 매우 넓은 적재공간을 가지고 있다.

폴크스바겐의 인기모델인 보라 골프 등은 트렁크 공간이 비좁아 아예 뒷좌석을 꺾어 트렁크 공간을 넓히는 방식으로 골프백을 넣어야 한다.

수입차 업체들의 골프마케팅은 최근 부쩍 강화됐다. GM코리아는 미 PGA 무대에서 2승을 거둔 최경주 선수가 국내에 들어올 때마다 캐딜락을 공짜로 빌려주고 있으며 다른 수입업체도 골프모자 골프티 골프공 등을 동호회에 기증하거나 홀인원 스폰서를 자처하고 있다. 덕택에 국내 여자 프로골퍼 중 강수연씨가 지난주 포드코리아가 수입한 몬디오를 홀인원상으로 타기도 했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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