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금 관리 허술 국민만 부담"

  • 입력 2002년 9월 16일 18시 21분


국회는 16일 법사, 정무, 재경, 국방 등 13개 상임위별로 27개 부처 및 산하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 착수했다.

이번 국감은 다음달 5일까지 20일간 총 365개 정부 부처 및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계속된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대통령선거를 불과 석 달 앞두고 있는 점을 의식해 이날 국감에서 △권력형 비리 의혹 △병풍(兵風) 등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 관련 각종 의혹 등 쟁점 현안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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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경제부에 대한 재경위 국감에선 △허술한 공적자금 관리 △‘뒷북성’ 부동산 대책 △근로자의 세 부담 증가 등에 대한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한나라당 김정부(金政夫) 의원은 “예금보험공사가 지난해 결산을 하면서 회계 조작으로 자산 19조4000억원을 과대평가해 공적자금 손실을 일시적으로 축소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고 민주당 김영환(金榮煥) 의원은 “근로소득세가 자영업자에 대한 종합소득세보다 비중이 커지는 등 근로자와 자영업자간 조세형평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사회적 이슈가 된 부동산 값 상승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의원들이 저금리와 통화량 증가가 원인이라고 진단하고 단기대책이 아닌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국방부에 대한 국방위 국감에서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의원은 “이회창 후보의 차남 수연(秀淵)씨 귀향증에는 90년 1월 8일 방위소집을 통지받아 당일 귀향한 것으로 돼 있으나 이 후보는 97년 TV토론에서 수연씨가 정밀진단을 받고 일주일 만에 집에 돌아왔다고 말했다”며 수연씨의 귀향증 위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한나라당 하순봉(河舜鳳) 박세환(朴世煥) 의원은 “97년 국정감사 과정에서 사실무근으로 드러난 것인데 민주당이 대선을 앞두고 정치공작을 펴고 있다”고 반격했다.

문화관광부에 대한 문광위 국감에선 재일조선인총연합회(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가 한나라당 이 후보의 부친 이홍규(李弘圭·97) 옹의 친일 행적 의혹을 제기한 것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웠다.

한나라당 이원창(李元昌) 의원은 “북한 노동당의 논조를 쫓고 있는 조선신보가 야당 대통령후보를 죽이려는 것은 ‘신북풍’의 일환”이라고 공격하자, 민주당 심재권(沈載權) 의원은 “한나라당은 정책과 관련 없는 정치 공세를 중단하라”고 반박했다.

이날 국감에 앞서 한나라당 이 후보는 “국정감사를 통해 현 정부의 실정을 엄정하게 비판해 국정 혼란을 바로잡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고,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국감기간 중 이 후보의 9대 의혹에 대해 확실하고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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