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이라크전 대비 비상대책 점검

  • 입력 2002년 9월 8일 16시 39분


미국의 이라크 공습이 가시화됨에 따라 국제 석유가격이 사흘 연속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유사시 '비상대책'을 점검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8일 재정경제부 산업자원부 등 관련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이번주 김영주(金榮柱) 차관보 주재로 '거시경제 점검회의'를 열어 국제유가 급등 등 대외변수가 한국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산업자원부는 자원정책실장을 반장으로 한 '비상석유수급대책반'을 가동해 석유수급 동향을 정밀 점검한다. 사태가 더욱 심각해지면 이달중 '국가에너지 절약추진위원회'(위원장 국무총리)를 열어 유가상승에 따른 단계별 민관 공동대응체제를 마련할 계획이다.

▽가파른 유가 상승=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6일 현지에서 거래된 두바이유 11월물 가격은 배럴당 26.88달러로 전날보다 0.68달러 올랐다.북해산 브렌트유 9월물도 전날보다 0.77달러 오른 28.55달러에 거래됐으며 서부텍사스중질유(WTI) 10월물도 한때 배럴당 30달러를 넘었으나 전날보다 0.53달러 오른 29.55달러로 장을 마쳤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이라크 전쟁' 분위기가 높아져 당분간 유가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비상대책=중동 사태로 가격이 급등하면 정부는 한국석유공사, 정유업체 등으로 구성된 '석유위기 대응기구'(팀장 산자부장관)를 가동, 단계별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단계별 조치에는 정부 비축유 방출, 유가 완충자금 활용 및 석유수급 조정명령 발동 등이 포함된다.

7월말 현재 비축 석유는 1억 5250만배럴로 국제에너지기구(IEA) 기준상 107일분. 정부가 6900만 배럴에 47일분, 민간이 8350만배럴에 60일분이다. 유가 완충자금은 4617억원이 확보되어 있다.

정부는 미국-이라크 전쟁이 단기간에 끝나면 한국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장기화될 경우 국제 유가급등에 따른 물가불안과 수출 지장이 막대할 것으로 보고 대비책을 세울 계획이다.

구자룡기자 bonhong@donga.com

김광현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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