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신용카드 피해 고객부담 줄인다

  • 입력 2002년 8월 21일 14시 25분


내년 4월부터는 고객이 위협이나 강박(强迫)때문에 신용카드 비밀번호를 알려줘 피해를 입었을 때 손실액을 신용카드사가 부담한다. 또 개인들이 할부금융사로부터 대출을 받기가 어려워진다.

재정경제부는 21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을 마련, 올해 정기국회에 제출해 통과되면 내년 4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고의나 과실 없이 신용카드를 도난당하거나 잃어버렸을 때 고객은 일정한 금액 한도(2만∼10만원)안에서만 책임을 진다. 지금도 신용카드 약관에 이같은 내용이 들어있으나 고의 과실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고 법적인 근거도 없었다.

박재식(朴在植) 재경부 보험제도과장은 "고의 과실의 범위는 약관에 정해진 것보다 줄여서 이 법 시행령에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약관에 정해진 고의 과실의 사례는 △고의로 부정사용했을 때 △남에게 주거나 빌려줬을 때 △남에게 맡기거나 불법대출 담보로 제공했을 때 △가족이나 동거인이 사용했을 때 △서명란에 서명을 하지 않았을 때 △도난 분실 사실을 알 수 있었음에도 즉시 신고하지 않았을 때 △비밀번호가 유출됐을 때 등이다.

재경부는 분실이나 도난 신고 접수시점으로부터 60일전까지만 카드회사가 보상하도록 돼있는 보상기간 제한도 폐지할 방침이다.

재경부는 할부금융사의 개인대출 금액이 고유업무에 따른 채권금액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고 초과액은 법 시행일로부터 3년안에 해소토록 할 계획이다.

박 과장은 "할부금융사의 개인대출 잔액이 2001년말 8조7000억원에서 올해 6월말 11조9000억원으로 늘었다"면서 "무분별한 대출로 신용불량자를 양산할 가능성이 커 개인대출을 규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재경부는 이밖에 직불카드의 명칭을 결제카드로 바꾸기로 했으며 신용카드 모집인 등록제도를 마련키로 했다.

천광암기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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