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차지붕 열고 달려볼까”…‘컨버터블 시장’ 후끈

  • 입력 2002년 8월 12일 17시 33분


우리나라에서도 ‘컨버터블 차’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컨버터블 차는 지붕을 열고 닫을 수 있는 차로 유럽에서는 카브리올레라고 불린다. 2인승의 경우 로드스터라는 별칭도 가지고 있다.

수입차에 대한 편견이 완화되고 개성을 중시하는 운전자들이 늘면서 불모지로 불리던 우리나라에서도 컨버터블 차의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늘어나는 판매량〓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컨버터블 차는 모두 264대.

올해는 볼보, 재규어, 메르세데스 벤츠 등이 신형 컨버터블 차를 국내에 선보이고 렉서스와 푸조도 연말까지 신차 발표를 준비하고 있어 판매량은 320대 이상이 될 전망이다.

판매대수로 볼 때 국내 컨버터블 시장의 선두는 다임러크라이슬러 세브링 컨버터블이다. 가격은 4260만원으로 국내 최저이지만 성능이 우수하고 실내공간도 넓어 올 상반기(1∼6월) 73대나 팔렸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40%가량 증가한 150대 판매를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최저가 자리는 곧 푸조의 ‘206CC’가 차지할 전망. 11월 국내에 선보일 이 차는 배기량 1600㏄에 2970만원으로 현대차 투스카니와도 가격경쟁이 가능하다.

반대로 국내에서 가장 비싼 컨버터블 차는 배기량 4941㏄의 BMW 로드스터 Z8이다. 차값은 2억3320만원. 독일 뮌헨의 전용 생산라인에서 수작업으로 주문 제작된다. 국내에선 지난해 4대가 팔렸고 올해도 7월 말까지 2대가 계약됐다.

지붕이 가장 빨리 여닫히는 차는 포르셰 박스터로 12초 걸린다. 9460만원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지금까지 8대가 팔렸다. 이 외에 메르세데스 벤츠의 SLK230(6800만원)과 BMW 325Ci(7170만원)도 올 상반기 각각 33대, 45대가 팔렸다.

▽폼이다, 아니다〓컨버터블 차에 대한 관심에도 불구하고 아직 국내 도로여건상 ‘폼’에 불과하다는 주장은 많다. BMW의 컨버터블 차를 몰다 최근 팔아버린 김주언(金柱彦·34·무역업자)씨는 “처음 한달간은 지붕을 열고 달리며 주변의 시선을 만끽했지만 이후론 매연, 교통정체, 터널 때문에 거의 지붕을 열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붕이 대부분 천으로 돼 있어 방음 방수가 잘 되지 않는 점도 지적의 대상이다.

하지만 또 다른 컨버터블 차 소유자인 회사원 강원민(姜遠旼·36)씨는 “컨버터블 차는 남의 시선을 끄는 것보다 오히려 지붕을 열고 달리는 운전에 대한 ‘자기만족’이 더 높다”며 “컨버터블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반박했다.

푸조를 수입 판매하는 한불모터스 송승철(宋承哲) 사장은 “국내 자동차업체도 수년 내에 컨버터블 차를 내놓을 것으로 안다”며 “컨버터블 차에 대한 국내 수요는 한국 자동차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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