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증권업무 경험없는 박사 女지점장 박순미씨

  • 입력 2002년 7월 18일 18시 03분


‘증권업무 경험이 아예 없는 증권사 지점장.’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19일 문을 여는 SK증권 해남지점의 박순미(朴筍美·43·사진) 지점장은 상상의 벽을 깨고 처음으로 증권영업을 시작한다.

박 지점장이 지금까지 증권과 맺은 인연은 틈틈이 증권투자를 해본 것이 전부. 투자금액을 밝히지 않았지만 “한 번도 손해를 본 일은 없다”고 주장했다. 개인투자자 대부분이 손해를 본 것에 비해선 상당한 수준의 실력이 있는 셈.

그는 작년 2월 전남대에서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은 ‘늦깎이’ 재원. 7남매의 막내로 가정형편이 어려워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완도우체국(당시 5급을류 국가공무원)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이어 한국통신과 국민신용정보 등으로 직장을 옮기며 경험을 쌓았지만 공부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방송통신대(행정학과)를 다녔다. 전남대에서 경영학 석사와 박사를 딴 그는 SK증권에서 실시한 지점장 공모에 응해 이번에 전혀 새로운 증권업에 발을 들여놓은 것.

SK증권 송성근(宋成根) 상무는 “비록 증권업무 경험은 없지만 지역 네트워크를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아 지점장으로 선발했다”며 “실무는 대전지점에서 베테랑 직원이 파견돼 보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상무는 “작년 10월에 문을 연 공주지점도 지방언론사 기자 출신인 김권한 지점장이 맡아 최우수 지점이 된 것처럼 새로운 시각으로 증권영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지점장은 “고객에게 투자와 재테크 강좌를 활성화해 지역 내에 올바른 주식투자문화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찬선기자 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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