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정비교육 받고 車 직접 고치세요”

  • 입력 2002년 7월 5일 17시 55분


지난해 서울 강북구청이 실시한 ’자동차 정비교실’ - 사진제공 강북구청
지난해 서울 강북구청이 실시한 ’자동차 정비교실’ - 사진제공 강북구청
지난해 2월 소형승용차를 산 회사원 정모씨(36·서울 마포구 도화동)는 최근 차를 몰고 출근하다 낭패를 보았다. 발 아래쪽이 뜨뜻해지더니 자동차 앞 유리창 너머 보닛에서 김이 모락모락 솟아나며 차가 갑자기 멈춘 것이다.

견인차를 불러 자동차정비센터에 갔더니 직원이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며 수돗물을 한 바가지 가져와 냉각수 투입구에 쏟아 붓고는 말했다.

“냉각수가 다 됐잖아요. 한 번도 보충하지 않으셨어요?”

서울 강북구청은 초보운전자 등이 겪는 이 같은 일을 예방하기 위해 ‘자동차정비교실’을 무료로 운영한다.

8월 2일∼9월 13일, 9월 25일∼11월 1일 등 두 차례에 걸쳐 매주 수, 금요일 강북구 번동 강북문화정보센터에서 열리는 이 강좌는 초보 및 여성운전자가 주 대상이다. 지난해 처음 실시했는데 모두 188명이 참여했다.

총 12회에 걸쳐 24시간 정도 교육을 받고 나면 대부분의 운전자가 자신의 차를 점검하고 웬만한 고장은 직접 고치며 부품도 교환할 수 있게 된다는 것. 또 자동차정비센터에 가서 바가지를 쓸 염려도 없다.

지난해 이 강좌를 수료한 이소명(李昭明·66·서울 강북구)씨의 경험담. 그는 올해 초 경기 성남시로 92년식 콩코드를 몰고 가다 ‘푸르릉’ 소리와 함께 차의 시동이 꺼졌다. 가까운 정비센터에 가 수리를 의뢰하자 직원이 12만원을 요구했다.

이에 이씨가 살펴본 뒤 “이그니션 코일(점화 코일)만 교체하면 되겠네”라고 했더니 정비센터 직원이 “많이 아시네요”라며 쓴웃음을 지은 뒤 5만원만 받았다.

또 주부 최명자(崔明子·43·서울 강북구)씨는 “지난해 자동차정비교실에서 교육을 받은 뒤 이젠 윈도 브러시와 타이어 등을 싸게 사 직접 교환한다”며 “다음달 교육에 다시 한 번 참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자동차정비교실에서는 안전운전 요령, 교통사고 대처요령, 구조변경, 자동차 등록 이전, 폐차방법 등 운전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들을 배운다.

한편 지난해 교육을 받은 운전자들은 같은 해 12월 자발적으로 ‘교통사고 줄이기운동 협회’를 만들어 봉사활동을 펴고 있다.

자영업자와 주부 등으로 구성된 50여명의 회원들은 매일 출퇴근 시간에 수유 사거리, 미아 삼거리, 삼양동 입구 등지에서 강북구청 직원 등과 함께 교통정리를 한다는 것이다.

협회 회장직을 맡고 있는 이소명씨는 “현재 교통정리와 건널목 횡단안내 등을 주로 하고 있으나 앞으로 학생선도 등 활동영역을 다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정비교실 참가신청은 강북구청 교통행정과(02-901-6259)로 하면 된다.

정경준기자 news9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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