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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7월 3일 19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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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한한 프랑스 까르띠에사(社)의 기 레마니 회장(46·사진)은 “까르띠에 제품은 단순히 ‘생산’이 아니라 특별한 순간을 함께할 작품의 ‘창조’라는 마음으로 만든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대백화점 서울 무역센터점에 지난달 28일 새로운 까르띠에 매장이 선보인 것을 계기로 한국을 찾았다.
같은 디자인이라도 안정환 선수가 골을 넣고 키스하는 반지와, 사랑 고백과 함께 선물받는 반지는 다른 반지다. 각각 유일한 작품이고, 이는 매번 ‘창조’하는 것이라는 설명.
“특정한 타깃 고객층을 설정하지는 않아요. 사람을 한정해 마케팅을 하는 것은 오히려 위험한 일이죠. ‘모든 사람들의 특별한 순간’이 타깃이라면 타깃이랄까요.”
결혼 예물의 단골 품목이 되는 등 까르띠에 보석이나 시계가 ‘대중화’되면서 명품 브랜드 이미지가 흐려지는 것 아니냐고 물어봤다. 이에 대해 레마니 회장은 “부자가 끼는 게 명품이 아니라 가장 의미 있는 순간에 끼는 게 명품”이라고 답변했다.
‘예술론’을 펼치면서도 국제적인 기업의 최고경영자답게 한국 시장 분석을 잊지 않는다.
“한국은 매우 세련된 시장이에요. 문화적 인프라나 대형 콘퍼런스, 비즈니스 파티 등 ‘품격’이 필요한 모임이 많아져 수요도 늘고 있고요.”
‘전시’ 공간이라고도 할 수 있는 백화점의 인프라가 몇 년 사이 세계적인 수준이 된 것도 중요한 포인트. 그는 “보석 원석 공급 등에서 이제까지 한국이 최우선 시장이 아니었지만 올해부터는 전략적으로 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까르띠에는 1847년 프랑스 파리에서 설립됐다. 한국법인인 리치몬트코리아는 1997년 설립됐으며 까르띠에 보메메르시에 바셰른콘스탄틴 등의 브랜드가 있다. 레마니 회장은 까르띠에 일본 지사장, 알프레드 던힐 최고경영자 등을 거쳤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