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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7월 1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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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예산처가 최근 12개 정부투자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1위를 차지, 340여%에 이르는 두둑한 성과금을 탔기 때문. 도로공사는 그동안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든 적은 많았지만 1위를 차지한 것은 처음이기에 기쁨은 더욱 크다.
이 같은 성공의 배경에는 지난달 28일로 취임 1주년을 맞은 오점록 사장(59)이 있다.
오 사장은 육사 22기의 ‘군 출신’. 육군 소장으로 예편한 뒤 국방부 차관보와 병무청장 등을 거쳐 도공의 ‘경영’을 맡았다.
그의 경영철학은 ‘안일즉사(安逸卽死) 변혁즉생(變革卽生)’. “조직이 살아남기 위해선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뜻이다.
변화를 강조하기 위해 신입사원 선발 때도 임직원에게 “붕어빵을 만들지 말고, 빈대떡을 만들라”고 각별히 당부했다.
또 ‘투명경영’ ‘참여경영’ ‘효율경영’ 등 3가지를 실천 경영 과제로 정하고 본사조직 통폐합과 인원감축, 예산절감 등을 밀어붙였다. 114개에 달하는 각종 사내 규정을 20개 내외로 통폐합하고 사내(社內) 벤처 제도 등을 과감히 도입했다.
당연히 직원들의 반발도 거셌다. 일부에선 “낙하산으로 사장됐으면 적당히 하지 왜 사주(社主)처럼 구느냐”는 비아냥거림도 나왔다.
하지만 결과는 직원들의 생각을 훨씬 넘어선 성공으로 나타났다. 한국표준협회 등에서 수여하는 공공서비스 부문 대상(1위) 수상, 교통사고 전년 대비 7% 감소, 교통사고 사망자 20% 감소 등의 성과를 거두었다.
오 사장은 앞으로 ‘21세기 공기업 표준모델’을 만들 계획이다. 최고 경영자가 누구든 상관없이 시스템에 의해 탄탄한 기업의 모습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그는 “경영을 하면서 군 조직을 다룬 경험도 최대한 살렸다”고 강조한다. ‘낙하산 인사’라도 어떤 사람을 택하는지, 또 경영자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경영의 성패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셈이다.황재성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