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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5월 22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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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와 철강업계는 당장 중국 세이프가드의 영향도 문제지만 앞으로 철강 보호무역주의가 더욱 확산되면 철강 수출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24일부터 6개월간 외국산 철강제품에 대해 9개 품목별로 7∼26%의 추가관세를 물리기로 했다고 22일 공식 발표했다.
이에 앞서 미국은 3월20일부터 수입 철강제품 14개 품목에 대해 최고 30%의 관세를 물리는 세이프가드를 취했고 이에 맞서 EU도 지난달 3일 비슷한 수입제한조치를 취했다.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 국가들과 일본 캐나다 등도 세이프가드 발동을 검토 중이다.
한국 정부와 철강업계는 중국의 세이프가드에 따른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목인 열연강판, 냉연강판 등 판재류의 추가관세율이 26%로 가장 높은 수준이어서 수출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앞으로 중국 정부와의 양자협의 결과에 따라 관세 적용 예외판정을 받는 품목이 늘어날 수도 있다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이와 관련, 6월 중 제2차 한중 민관철강협의회를 가질 계획이다.
삼성증권 김경중 애널리스트는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이 10% 정도 줄어들고 한국 업체들은 2억달러 정도의 추가 관세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중국 내 철강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여 국내업체들의 수익성은 영향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지난해 중국에 381만t(17억2000만달러)의 철강제품을 수출했다.
철강업계는 중국의 조치보다 철강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는 데 대해 더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철강협회 김성우 통상팀장은 “중국의 세이프가드 자체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철강 보호무역주의가 도미노처럼 번지면서 수요처를 찾지 못한 철강제품들이 일부 시장으로 집중돼 한국의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의 올 1·4분기(1∼3월) 철강제품 수출은 15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4% 감소했다.
세계 철강전쟁의 진원지인 미국으로의 수출이 42% 이상 줄었으며 EU(-25%), 일본(-21%), 홍콩(-41%) 등 대부분 지역에서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편 로버트 졸릭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21일 EU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철강 세이프가드를 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