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법정관리인 9명에 법원이 주는 ‘특별 보너스’

  • 입력 2002년 4월 28일 18시 13분


법정관리인 9명이 법원으로부터 ‘눈물 젖은’ 특별상여금을 받았다.

서울지방법원 파산부(수석부장판사 변동걸·卞東杰)는 산하 52개 정리회사들의 2001년도 경영실적을 평가, 경영실적이 우수하고 빚을 충실히 갚은 8개사의 관리인 9명에게 특별보수를 지급했다고 28일 밝혔다.

정리회사가 인수합병(M&A)에 성공했을 때 법원이 관리인에게 특별보수를 준 적은 있으나, 재임 중인 관리인의 경영실적을 평가해 특별보수를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영배(白榮培) 나산 관리인은 9명 가운데 가장 많은 3000만원을 받았다. 의류업체인 나산은 작년 한해동안 1613억원의 매출을 올려 정리계획을 155.7% 초과하는 404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회사 기준으로는 곽영욱(郭泳旭) 김대영(金大榮) 관리인 등이 각각 2000만원씩을 받은 대한통운이 1위였다. 대한통운은 1조원에 가까운 9597억원의 매출을 올려 52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구명준(具明俊) 극동건설 관리인, 강금중(姜錦中) 미도파 관리인, 이승해(李承海) 세계물산 관리인, 이상학(李相學) 신성통상 관리인, 안용(安瀧) 일신석재 관리인, 이종배(李鍾培) 일화 관리인 등은 각각 2000만원씩을 받았다.

서울지법 파산부 손지호(孫志晧) 판사는 “경영을 잘한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대가치고는 적은 액수지만 특별보수를 지급했다”면서 “이 같은 인센티브를 유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영배 나산 관리인은 “법원은 항상 처벌만 하는 곳인 줄 알았는데 명령서를 내려가면서 특별보수를 줘 너무나 큰 감동을 받았다”면서 “모두 직원들의 공로인 만큼 상여금을 전액 직원들에게 나눠주겠다”고 말했다.

곽영욱 대한통운 관리인도 “억대 보너스보다 값진 이 돈을 직원들에게 모두 주겠다”며 “앞으로 경영을 더욱 잘해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천광암기자 iam@donga.com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관리인이 특별상여금 받은 법정관리 8개사
회사업종2001년 매출액2001년 영업이익정리계획인가일
실적(억원)정리계획 대비(%)실적(억원)정리계획대비(%)
극동건설건설3,41775.0396100.01998.12.9
나산의류1,613105.0404255.71999.1.27
대한통운운수9,597111.0523118.02001.6.12
미도파유통2,068106.6231135.21999.5.7
세계물산의류1,654112.0158261.02000.11.23
신성통상의류1,615147.0181410.02000.9.7
일신석재석재402106.227493.52000.2.1
일화식약998130.990108.91999.10.7
미도파, 세계물산, 신성통상 등은 하반기(7~12월) 실적.
자료:서울지방법원 파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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