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뛰는 기업, 기업인…부천 금형단지

  • 입력 2002년 3월 4일 20시 27분


“금형은 항공기부터 일반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공산품 제조기술의 척도가 되는 핵심기술입니다.”

30년째 금형산업에만 매달려 온 ㈜동아정밀공업 김홍열 사장(57·부천시 내동)은 80년대 초 수입에 의존하던 PET병 금형을 국산화한 장본인이다. 이 회사는 지금도 국내 PET병 금형 수요량의 40% 이상을 공급한다.

인천에서도 ㈜옥야라는 금형 관련 생산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김사장은 요즘 들어 제대로 여가를 즐길 겨를이 없다.

워낙 현장을 좋아하는 성격 탓도 있지만 최근 지난해 7월 발족한 부천금형협동조합 이사장을 맡아 대외 활동이 부쩍 늘었기 때문.

현재 부천지역의 금형관련 업체는 1000여개로 전국 업체의 12%가 몰려 있다. 이 가운데 100여개 업체가 이미 조합에 가입했고 가입 신청업체도 속속 늘고 있다. 요즘은 부천뿐만 아니라 전국에 산재한 금형업체들의 가입 문의도 줄을 잇고 있다.

전국 차원의 한국금형협동조합 가입업체 수가 500여개인 것에 비하면 대단한 호응이다.

이처럼 금형업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진 것은 2004년 완공 예정인 4만평 규모의 ‘부천금형전문단지’(부천시 오정동) 때문. 이 단지는 지난해 이 지역 금형산업이 행정자치부 등으로부터 ‘지역특화산업’ ‘지역전략산업’으로 지정받은데 이어 부천시가 국내 금형산업의 메카를 지향하며 내놓은 청사진에 따른 것이다.

200여개 업체가 입주할 수 있는데다 각종 세제 감면을 비롯해 교통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업체의 연구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국내 유일의 금형기술 관련 정부투자기관인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금형연구팀(부천디지털금형센터)도 인근 부천테크노파크에 입주했다.

이런 프리미엄 때문에 부천금형전문단지는 업계에서 ‘몰드 밸리’(Mold Valley)로 불린다.

그동안 금형산업이 사양산업으로 불리며 뒷전에 밀려 있었던 점에 비하면 획기적인 변화가 아닐 수 없다.

김사장은 “국제금형협회 가입 16개국 가운데 우리나라는 생산 4위, 수출 5위를 기록할 정도로 기술수준이 뛰어나다”며 “업체와 연구소, 대학 등이 연계해 국제적 금형 메카로 성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의는 부천시 기업지원과(032-320-2334)와 부천디지털금형센터(032-234-0600).

박승철기자 parkk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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