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회장-방용석장관 ‘소신토론’ 눈길

  • 입력 2002년 2월 21일 18시 12분


경제계 현안을 직접화법으로 대변해 온 박용성(朴容晟)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노동운동가 출신인 방용석(方鏞錫) 노동부장관이 노동현안에 대해 각자의 소신을 펼치며 토론을 벌였다.

대한상공회의소가 21일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연 노동부장관 초청 간담회에서 이들은 ‘평소 생각’을 거침없이 밝힌 것.

주한외국기업인 등 100여명이 참석한 이날 간담회에서 박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방 장관이 취임시 노사화합을 위해 경영계가 양보해야 한다고 발언해 많은 기업인이 우려했다”고 운을 뗀 뒤 “하지만 지금은 균형감각을 갖췄다는 평가”라며 재계의 기류를 전했다. 이날 토론은 박 회장의 발언에 대해 방 장관이 코멘트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노동정책 일관성 있나〓박 회장은 “정부가 일관성 있게 법을 집행했으면 (노사문제는) 지금보다 원만했을 것”이라며 “노사문제만큼은 정부가 올바로 해결해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방 장관은 “노동계는 상반기에 근로시간 단축 등 제도개선과 공기업 민영화 문제 등을 연계할 움직임을 보이며 대규모 집회와 투쟁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각종 현안이 몰려있는 이번 1·4분기가 노사관계 안정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 장관은 또 “산업현장의 노사협력 분위기 확산에 주력할 것이며 임단협 교섭이 월드컵 기간과 중복되지 않도록 지도할 작정”이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노조 과보호?〓박 회장은 “12%의 조직화된 노동자들이 전체 노동자를 대변하고 있고 이를 과보호하다 보니 88%의 비조직화된 노동자가 희생당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근로자 사이에 2배의 임금격차가 나는 등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 장관은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 대우가 노동문제의 중심으로 부각되고 있다”며 “이들의 생활안정과 차별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하며 노사정위의 ‘비정규직 대책특위’에서 결론이 나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운동을 ‘주도하는 계층’도 도마 위에 올랐으나 노동운동가 출신인 장관은 이에 슬쩍 비켜나가는 모습이었다.

▽주5일제 근무〓박 회장은 주5일 근무제 도입과 관련, “노는 제도를 국제기준으로 하려면 일하는 제도 역시 국제기준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이에 따라 연월차문제, 초과근로 임금할증률 등 일하는 기준을 국제기준에 맞춰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방 장관은 “주5일 근무제 도입은 1300만 근로자가 관심을 갖고 있고 이 문제가 해결돼야 노사관계가 안정될 수 있기 때문에 노사정위의 논의결과에 따라 조속히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기존 정부입장을 고수했다.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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