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컨설팅 칼럼]진정한 리더는 멀리 내다본다

  • 입력 2001년 12월 27일 19시 32분


한국의 최고경영자들은 지금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있다. 경기침체가 계속되면서 많은 기업들은 저성장 또는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의 재무건전성에 대한 금융기관의 요구 수준이 높아지면서 자금조달 여건도 과거보다 훨씬 빡빡해졌다.

최고경영자들은 이런 난관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대략 세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첫째 유형은 시장 전망을 밝게 보는 낙관론자들. 이들은 경기가 곧 회복될 것으로 기대해 현재의 재무 구조에 대한 문제점을 깊이 인식하지 않는다. ‘이보다 더한 위기도 극복했다’는 자신감에 사로잡혀 있다.

둘째 유형은 단기초점형 경영자. 내년에 예상되는 상황을 극복하는데만 신경을 쓴다. 예상매출을 조정하고 비용절감 등의 조치를 취하지만 기업의 장기적인 목표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셋째 유형은 단기적인 상황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중장기적인 경쟁력을 높이는 작업도 소홀히 하지 않는 경영자. 눈앞의 어려움을 극복하더라도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위기는 언제든 재발할 것이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낙관론에 심취해있거나 단기적인 성과에만 매달리는 경영자는 한국적 경영현실에서 부적절한 리더다.

현재의 기업경영 여건은 위기의 요소와 함께 재도약의 가능성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활용하기에 따라서는 성장 일변도에서 가치 중심의 경영으로 전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무엇보다도 경영실적에 대한 평가가 기업과 주주의 가치 증대에 초점을 맞춰 이뤄져야 한다. 외형적 성장보다 수익률 향상이, 자산 증대보다 자산 생산성의 향상이, 단순 영업마진보다 현금마진이 경영성과를 판단하는 기준이 돼야 한다.

한국 기업들이 최근 몇년간 외형적인 구조조정 성과로 평가받았다면 내년은 기업가치를 얼마나 키웠는가에 따라 평가받는 첫해가 돼야할 것이다.

세계적 기업들은 어려운 시기일수록 미래를 내다보고 꾸준히 자체 경쟁력을 키워 한단계 높은 우량기업으로 발전했다. 한국의 최고 경영자들은 현재 상황을 냉정하게 조망하고 시장의 요구를 파악해 중장기적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조치들을 실행해야 한다. 그것이 기업의 진정한 리더인 최고경영자의 몫이다.

강상국 (보스턴컨설팅 서울사무소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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