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10대 뉴스]셔틀버스 '멈춤'…안방쇼핑 '쑥쑥'

  • 입력 2001년 12월 26일 18시 23분


《한해동안 상품을 사고파는 유통시장에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까. 유통업체들의 도움으로 '2001년 유통 10대뉴스'를 선정했다.》

▽셔틀버스 운행중지〓 공짜로 타는 ‘백화점 버스’가 사라졌다. 6월30일부터 대형유통업체의 셔틀버스 운행이 금지됐다. 백화점과 할인점은 주차요원을 늘리고 택시정류장까지 짐을 들어주는 등 ‘셔틀버스 손님’이 떠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했지만 생필품 매장의 매출이 크게 줄었다. 이 틈을 타 인터넷쇼핑몰은 기저귀 식품 등의 판매가 껑충 뛰는 반사이득을 누렸다.

백화점과 할인점도 ‘인터넷 슈퍼마켓’을 열어 생필품 매출 회복에 나섰다.

▽할인점 200개 시대〓 국내 할인점 수가 200개를 넘어섰다. 올 한 해만 30여개의 할인점 점포가 새로 생겼다. 내년에도 전국에 약50개의 점포가 생기고 2003년에는 할인점의 시장규모가 백화점을 넘어설 전망이다.

까르푸 월마트 등 외국계 할인점보다 국내업체의 매출이 단연 우세. 신세계 이마트가 1위를 지키는 가운데 롯데 마그넷과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지옥에서 천국으로〓 9월 미국 테러사건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돼 유통업체들의 가을 매출신장률이 꺾였다.

10월에는 소비침체가 연말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해 올해 매출목표를 내려잡는 업체도 생겼다.

그러나 11월 들어 유통업체들의 매출이 ‘거짓말처럼’ 반전됐다. 11월과 12월의 세일행사기간 동안 백화점들의 지난해 대비 매출신장률은 15∼30%에 달했고 이 추세는 연말까지 이어지고 있다.

▽무너지는 유통 국경〓 유통업체간 고유 영역이 사라지고 있다. 백화점마다 할인점과의 차별화를 위해 해외 명품브랜드를 경쟁적으로 입점시켰다. 할인점은 홈쇼핑을 따돌리기 위해 복합 문화공간화하는 서비스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온-오프를 동시에 추구하는 업체들이 크게 늘었다. ‘토이저러스’ 등 카테고리 킬러(전문할인점)가 새롭게 등장했다.

▽자사 상표부착 기획상품(PB) 돌풍〓

대형할인점은 의류, 중소형 할인점은 생필품 중심으로 PB상품이 크게 늘었다. 소비자들을 늘 대하기 때문에 제조업체보다 기획력이 뛰어난데다 최근 유통업체들의 입지가 강화돼 유통업체의 브랜드 파워가 커졌기 때문. 인터넷쇼핑몰에서도 저가의 세컨드PC 등을 중심으로 PB제품이 인기를 끌었다.

▽집에서 주문하는 쇼핑 급성장〓 홈쇼핑과 인터넷쇼핑 등 무점포 업체가 크게 성장했다. TV홈쇼핑의 올해 시장규모는 약 3조원, 인터넷쇼핑몰은 약 2조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홈쇼핑은 현대 우리 농수산TV 등 3개 업체가 새로 사업을 시작해 기존의 CJ39쇼핑 LG홈쇼핑과 함께 5파전 체제가 됐다.

홈쇼핑업체들의 매출과 주가가 뛰어오르는 것과 함께 쇼핑방송을 진행하는 ‘쇼핑호스트’의 몸값도 상승세. 쇼핑호스트가 취업 인기직종으로 부상했으며 유난희씨(36·우리홈쇼핑)가 업계최초로 억대 연봉자가 됐다.

▽특별소비세 인하〓 11월20일 승용차 에어컨 대형프로젝션TV 등에 대해 특별소비세가 인하됐다. 백화점들은 12월 막바지 세일에서 프로젝션TV 등 해당품목에 대해 사은행사를 벌여 ‘비싼 가전제품을 살까 말까 망설이던’ 예비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마케팅을 펼쳤다.

▽공동구매 열풍〓‘뭉쳐서 싸게 사는’ 인터넷 공동구매가 크게 늘었다. 마이공구 등 전문사이트 뿐 아니라 인터넷쇼핑몰과 포털사이트 등 대부분의 인터넷사이트에는 공동구매 코너가 마련됐을 정도다. 현재 공동구매를 제공하는 사이트는 500여 개로 추산되고 있다. 공동구매 품목도 PC나 가전 등에서 생필품 공연티켓 라식수술 등으로 다양해졌다. 올해 인터넷 공동구매 시장규모는 1500억원 가량으로 예상된다.

▽VIP를 잡아라〓‘비싼 상품을 많이 자주 사는’ 고객을 잡기 위한 유통업체의 노력이 두드러졌다. 롯데백화점은 MVG(Most Valuable Guest) 제도를 도입했다. 신세계는 상위 1% 고객을 대상으로 명품잡지를 발송하는 등 VIP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인터넷쇼핑몰들도 지난해 회원수를 늘리는 ‘외적성장’ 전략에서 올해는 구매력 있는 소수고객에 집중하는 타깃 전략으로 바꿔 고객을 관리하고 있다.

▽다이어트·건강관련 상품 대박〓 올해 2월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끈 AB슬라이드를 비롯, 얼굴 살을 빼준다는 ‘이영자의 땡김이’, 옥매트 등이 바람을 일으켰다. 홈쇼핑에서 화제를 일으킨 ‘황제 보료 좋은 아침’은 홈쇼핑 인기상품의 1년 매출에 해당하는 100억원 매출을 한달만에 돌파했다.

<이헌진·김승진기자>sarafi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