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철강설비 10년간 10%감축…40개국 합의

  • 입력 2001년 12월 19일 18시 08분


세계 철강 생산국들이 생산 과잉 및 가격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앞으로 10년 동안 생산 설비를 약 10% 줄이기로 했다.

한국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40개 주요 철강 생산국들은 17, 1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철강 고위급 회의에서 2010년까지 생산 설비를 9350만∼9750만t 줄이기로 의견을 모았다. 현재 철강 생산능력 10억2500만t의 9.5%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에 따라 한국도 전기로를 중심으로 상당량의 생산설비 감축을 하게 될 전망이다. 다만 내년 2월로 예정된 미국의 긴급 수입제한 조치(세이프가드)가 완화되는 등 긍정적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감축안에 따르면 철강 생산국들은 2003년까지 6100만∼6500만t을 줄이고 2005년까지 950만t, 2010년까지 2300만t을 각각 감축할 예정이다.

OECD는 미 행정부가 세이프가드를 최종 결정하기 직전인 내년 2월초 제3차 철강회의를 열고 4월에 4차 회의를 열어 미국의 수입 규제 여부와 감축 상황 등을 살피기로 했다.

그러나 OECD는 나라별 감축량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으며 이것이 고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밝히지 않았다.

주요 철강 생산국들이 설비 감축에 합의함으로써 20년 내 최악의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세계 철강업계의 구조조정이 실마리를 찾게 됐다.

국내외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도 이번 회의에서 향후 3년간의 감축 계획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1998년 이후 전체의 10%가량인 450만t의 생산설비를 줄였으며 앞으로도 그만큼에 해당하는 상당량의 설비를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한국의 철강 생산량은 모두 4965만t이었다.

포항제철의 경우 내년에 생산량을 1.1% 줄일 것이라는 최근 발표와 별도로 현재 열연코일을 생산하는 전기로 200만t 설비의 건설을 중단했으며 내년에도 40만∼50만t의 생산을 중단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전기로를 많이 생산하는 동국제강 INI도 설비 감축이 불가피해 보이며 한보철강 등 부실기업 정리와 관련해서도 잇따른 설비 감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신연수기자>ys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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