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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12월 16일 18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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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정부가 명태협상 타결 후속조치를 적절히 취하지 못할 경우 이미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명태값이 폭등하면서 사재기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또 러시아가 명태 총허용어획량(TAC)을 45%나 줄였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명태 어획고가 크게 줄어 어느 정도 가격상승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22∼27일과 이달 13∼15일 두 차례에 걸쳐 서울과 모스크바에서 열린 한-러어업위원회의 협상결과를 16일 발표했다.
18, 19일 서울에서 열리는 7차 한일수산당국자간 회담에서는 한일 양국이 내년 상대국 수역에서의 어획쿼터를 올해보다 줄이기로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한-러어업협상〓러시아가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 외국정부에 대한 명태 쿼터를 10만7000t에서 4만5000t으로 대폭 줄이면서 한국에 대한 정부 쿼터도 3만5000t에서 2만5000t으로 줄였다. 한국은 연간 명태 소비량의 90% 이상을 러시아 수역에 의존하고 있다.
해양부 홍승용(洪承湧) 차관은 “두 나라간 합작사업과 공동어로를 통한 명태어획량을 올해 4700t에서 내년에는 4만2000t으로 늘리기로 했다”며 “내년 민간경매입찰에서 쿼터 14만t을 따내면 올해와 비슷한 20만7000t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역시 정부쿼터 물량을 적절히 확보하지 못한 일본 폴란드 중국 등이 민간쿼터 입찰에 적극 가세하면 입어료(入魚料)가 크게 오를 가능성이 커 채산성 악화와 이에 따른 가격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측은 또 이달 말로 예정된 정부 쿼터 가격협상에서도 작년보다 높은 가격을 들고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합작사업과 공동어로는 아직 효율성이나 경제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
시중에서는 이 같은 예상에 따라 벌써부터 가(假)수요가 발생, 명태값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해양부 조사결과 지난달 냉동명태 도매가격은 ㎏당 1499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4.3% 올랐고 소매가격도 마리당 1983원으로 13.1% 뛰었다.
양국은 또 한국 정부에 대한 대구 쿼터는 2500t으로 올해와 같게, 오징어 쿼터는 7300t으로 올해보다 2300t 늘리기로 합의했다.
▽한일어업협상〓일본은 ‘양국간 쿼터 등량(等量)원칙’이 처음으로 적용되는 내년부터 실제 조업실적을 반영해 쿼터를 크게 줄이자고 주장해온 반면 한국은 쿼터 감축을 최소화하자고 맞서왔다.
상대국 수역에서의 올해 어획쿼터는 한국이 11만t, 일본이 9만4000t이었지만 조업실적은 각각 2만여t과 2200여t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내년 쿼터는 올해에 비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천광암기자>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