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현대차 정의선 상무 승진할듯…연말인사때 전무유력

  • 입력 2001년 12월 3일 18시 56분


연말 인사를 앞두고 있는 현대자동차 내에서는 요즘 정몽구(鄭夢九) 회장의 외아들인 정의선(鄭義宣·31) 상무의 거취가 큰 관심거리다.

3일 현대차에 따르면 정 상무는 이번 인사에서 전무로 한 단계 승진할 것이 유력시된다. 특히 부친인 정 회장이 내년에 ‘대외업무’에 상당히 신경을 써야 할 상황이어서 정 상무의 실제 업무영역은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견해가 유력하다. 내년부터는 정 상무가 ‘후계자 수업’을 한 단계 강도 높게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정 회장은 ‘세계박람회 유치위원장’을 맡아 올해 회사 경영과 함께 ‘1인 2역’을 하느라 분주한 한 해를 보냈다. 특히 세계박람회 유치 결정이 내년 말 파리총회에서 최종 결정되므로 내년 초부터 한 달에 평균 1번꼴로 해외를 돌면서 ‘득표(得票) 활동’에 나설 예정.

현대차 고위관계자는 “정 회장은 내년 한 해 동안은 대외활동에 주력하면서 정 상무에게 당초 생각했던 경영수업 일정을 앞당겨 서서히 현대차 그룹을 챙기게 한다는 구상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정 회장은 최근 측근들에게 “내년엔 외교관이라 생각하고 박람회 유치에 전력을 쏟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정 회장은 ‘외교(外交)’에 신경을 쓰면서. ‘내치(內治)’ 부문에서 전문경영인의 보좌를 받아가게 하면서 정 상무의 비중을 높이겠다는 의미다. 현대차의 다른 관계자도 “현재 기획과 국내 영업을 담당하고 있는 정 상무의 발걸음이 지금보다 다소 빨라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렇다 해서 정 상무가 당장 후계자 역할을 맡는 것은 시기상조인 것으로 평가된다. 정 회장 체제가 더욱 강력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는 선친인 고 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 창업주가 88서울올림픽 유치의 ‘일등 공신’이었고 동생인 정몽준(鄭夢準) 현대중공업 고문은 월드컵 유치의 산파 역할을 했다는 것을 늘 가슴속에 새기고 있다. 이 때문에 ‘세계박람회’ 유치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

정 상무가 떠오르면 ‘몽(夢)자 형제들’에 이은 ‘현대가(家) 3세’ 경영진 구도도 점차 뚜렷해질 전망. 정주영(鄭周永) 창업주의 3남인 정몽근(鄭夢根) 현대백화점 회장의 아들인 정지선(鄭志宣·29)씨는 현재 현대백화점 이사를 맡고 있고 4남인 정몽우(鄭夢禹·작고)씨의 아들인 정일선(鄭日宣·31)씨는 삼미특수강 상무로 일하고 있다.

<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