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라운드 출범]"어획 감소에 보조금 폐지라니…" 엎친데 덮친 수산업계

  • 입력 2001년 11월 15일 18시 34분


어족자원 감소와 일본 중국 등과의 마찰로 어려움을 겪어온 국내 수산업계가 세계무역기구(WTO) 뉴라운드 출범으로 더 큰 위기를 맞았다.

구체적인 협상은 앞으로 3년간 진행될 예정이지만 그 영향은 이르면 내년부터 나타난다. 갑자기 수산보조금을 폐지하는 데 따른 충격을 줄이려면 내년이나 2003년부터 미리 줄여 나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뉴라운드의 직접 영향〓어업경영지원자금 등 수산보조금 1873억원, 경유 등에 대한 조세감면액 4300억원, 수산물 관세 등 세 가지가 향후 협상의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다.

이중 경유 등에 대한 조세 감면은 논란이 예상되지만 조세체계를 바꾸고 감면혜택 지원율을 낮춰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해양수산부는 판단하고 있다.

일부 수산보조금 폐지와 관세 인하는 거의 불가피하다. 수산물 관세는 현재의 평균 18%에서 12%로 낮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활돔과 활농어 등의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뉴라운드가 끝이 아니다〓뉴라운드가 아니더라도 국내 수산업의 위기는 이미 심각한 상태로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연근해는 어족자원이 계속 줄어드는 가운데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이 끊이지 않는다. 게다가 한일어업협상은 일본의 완강한 태도 때문에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국내 수산업의 생명줄인 원양어업은 1994년 유엔 해양법협약 발효 이후 연안국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선포와 과도한 입어료 요구로 급속히 위축되는 추세다. 더구나 이번 WTO 각료회의에서 나타났듯이 어족자원 보호를 위한 국제사회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어 입어료와 상관없이 EEZ 안에서 조업을 아예 금지하는 나라도 늘 전망이다.

해양부 고위관계자는 “국내 수산업의 구조를 획기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변하는 국제환경에 떠밀려 몰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천광암기자>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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