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JOB]美기업 입사연기제 도입

  • 입력 2001년 11월 5일 18시 01분


세계적인 증권회사인 미국 JP모건사에 지난달 애널리스트로 입사하기로 했던 제이미 오델은 최근 회사로부터 한 통의 e메일을 받고 안도의 숨을 쉬었다. 선불로 연봉의 20%인 2만달러를 줄 테니 1년간 입사를 연기해 달라는 것이었다. 단 조건이 붙었다. 다른 경쟁업체에서는 일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최근 감원 열풍이 드센 미국의 금융기관이 ‘우수한 인재를 잡아야겠는데 당장 비용은 줄여야 하는 상황이고 그렇다고 경쟁업체에 뺏기기는 싫은’ 심정에서 이 같은 입사연기프로그램(deferral programs)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최근 발행된 뉴욕타임스는 이 같은 현상을 소개하면서 경기침체기에 비용 절감에 대응할 수 있고 회사 명성에 흠집을 내지 않으면서 우수한 인재를 잡을 수 있어 JP모건, 살로먼스미스바니 등 많은 투자은행이 이 제도를 실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투자은행 상급자와 내년 미국 대학졸업생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가장 손쉬운 비용절감 수단으로 더욱 더 많은 상급자가 해고될 것이며 내년 대학졸업생들은 취업에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기 때문. 투자은행도 1년 뒤 경기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입사 약속을 어떻게 지킬지도 걱정거리다.

한 외국계 증권사의 직원은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구조조정으로 인해 취업난으로 골머리를 앓는 곳이 우리나라뿐만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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