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뉴라운드 대응책]"반덤핑-투자협정 개선 기회로"

  • 입력 2001년 10월 24일 18시 51분


24일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뉴라운드와 한국의 대응' 세미나
24일 강남구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뉴라운드와 한국의 대응' 세미나
“잃는 것보다 얻을 것에 집중해 국가 전체의 이익을 챙기자.”

24일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 49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뉴 라운드와 한국의 대응’ 세미나에 참석한 발표 및 토론자들은 보름 앞으로 다가온 WTO 각료회의와 관련해 한 목소리로 입을 모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한국무역협회가 공동주최하고 외교통상부와 동아일보가 후원한 이번 세미나에는 발표 및 토론자 30여명을 포함해 정부 재계 학계인사 등 100여명이 참석해 21세기 세계 무역판도를 결정할 뉴 라운드 대응책을 놓고 열띤 토론을 펼쳤다.

뉴 라운드는 94년 끝난 우루과이 라운드(UR)의 뒤를 잇는 WTO의 새로운 다자간 무역협상. 다음달 9∼13일 카타르의 도하에서 열리는 제4차 WTO 각료회의에서 출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뉴 라운드의 핵심의제와 쟁점〓첫 주제발표자로 나선 통상교섭본부 이성주(李晟周) 다자통상국장은 “각료회의를 보름 앞둔 지금 각국은 자국에 유리한 의제를 뉴 라운드 협상에 포함시키기 위해 제네바를 중심으로 치열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이 국장은 또 “9월 발표된 선언문 초안에 이미 협상이 진행 중인 농업 서비스 분야 외에 공산품 시장접근, 반(反)덤핑협정, 무역원활화, 정부조달 투명성분야 등 한국이 요구해온 ‘폭넓은 의제’의 상당 부분이 담겨 있다”면서 “그러나 미국측이 반덤핑 문제를 의제에서 뺄 것을 요구하고 있어 마지막까지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명수(李銘洙) 농림부 국제농업국장은 ‘뉴 라운드와 농업협상’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이번 각료선언문에서 앞으로 농업협상의 범위와 방향에 대한 ‘지표’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한국의 경제성장을 이유로 한국이 농업분야에서 지켜온 ‘개도국 지위’에서 졸업하라는 압력이 상당할 것”이라면서 “2004년 쌀협상에서는 관세화 원칙을 수용하거나 관세화 유예를 연장하는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경제에 미칠 영향과 협상전략〓이날 KIEP의 송유철(宋有哲) 연구위원은 ‘뉴 라운드 농업협상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발표문에서 “농산물 분야의 관세감축과 관련해 한국에 유리한 ‘평균 수준의 관세감축방식’을 관철시키기 위해 일본 등 농산물 수입국과의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낙균(崔洛均) KIEP 무역투자실장은 공산품 협상과 관련해 “뉴 라운드 공산품협상이 추진되면 한국은 2.6∼2.9%P, 중국은 3.1∼3.9%P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한국이 가장 큰 수혜국 중 하나인 만큼 선진국의 고(高)관세를 제거하고 개발도상국의 평균관세율을 낮추는 방향으로 적극적인 공세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비스협상과 관련해 KIEP 김준동(金準東) 연구위원은 “이미 진행 중인 WTO 서비스협상이 뉴 라운드 출범으로 급진전될 것”이라면서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과 외환위기로 금융부문 등의 개방도가 높아 추가부담은 적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삼성경제연구원 윤종언(尹鍾彦) 상무는 “뉴 라운드가 장기적으로는 혜택을 가져다 주겠지만 단기적으로는 국내산업 전반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면서 “특히 경쟁력이 취약한 산업은 내수시장 상실, 무역적자 확대, 해외매각과 M&A 등으로 큰 충격을 받을 수 있어 사전에 부작용을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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