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재계 4세 CEO 첫발…두산 창업 106돌 인사서

  • 입력 2001년 10월 10일 19시 07분


한국 기업사(史)에 ‘4세 최고경영자(CEO)’가 처음 탄생했다.

두산그룹은 10일 발표한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에서 ㈜두산의 박정원(朴廷原·39) 상사BG(Business Group)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그동안 재계에서 이웅렬(李雄烈) 코오롱회장 등 3세 CEO는 있었으나 4세 CEO는 박 신임사장이 처음이다.

▽4세 CEO 탄생의 의미〓박용곤(朴容昆) 두산 명예회장의 장남인 박 신임사장은 박승직(朴承稷) 창업주-박두병(朴斗秉) 두산 초대회장-박용곤 명예회장으로 이어져온 두산 창업주 가계의 장손.

부침이 심했던 한국기업 역사에서 두산이 100년 이상 장수하며 4세 경영자까지 탄생시킨 것은 단순히 개별 기업 차원을 뛰어넘는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1965년에 금융기관을 포함한 국내 100대 기업 중 30년 뒤인 95년에도 100대 기업으로 살아남은 기업은 제일제당 제일모직 두산 한일은행 제일은행 등 16개사에 불과했다. 특히 65년 당시 10대 기업 중 30년 뒤에 살아남은 기업은 하나도 없었다.

그나마도 97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한일은행은 상업은행과 합친 한빛은행으로 되면서 수명을 다했고 제일은행도 외국인 손에 넘어갔다. 또 본격적인 경제개발이 시작된 뒤 떠올랐던 대우가 무너졌고 현대도 휘청거리고 있다. 재계 관계자들은 “한국과 같은 상황에서 기업역사가 100년을 넘었고 무리없이 4세 CEO가 나올 수 있었다는 것은 두산이 그만큼 저력있는 회사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창업 106년 맞은 두산〓두산은 1896년 서울 종로4가에서 ‘박승직상점’으로 출발해 올해로 창업 106주년을 맞은 한국 최고(最古)의 기업. 51년 회사이름을 ‘두산’으로 바꾸고 60년대 건설 음료 기계부문에 진출하면서 본격적인 그룹체제를 갖추었다. 97년 외환위기를 맞아 주력사업도 과감히 매각, 구조조정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힌다.

두산은 현재 박용곤 명예회장이 일선에서 은퇴한 뒤 동생인 ㈜두산 박용오(朴容旿) 회장과 두산중공업 박용성(朴容晟) 회장의 공동경영체제로 운영된다. 박용오 박용성 회장의 아들들도 폭넓게 경영에 참여하고 있으며 친족들간 관계도 원만한 편.

▽박 신임사장 경력 및 임원인사 내용〓박 신임사장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보스턴대에서 경영학석사(MBA)과정을 밟았다. 85년 두산상사에 평사원으로 입사한 뒤 OB맥주에서 이사 상무 전무, 두산상사에서 부사장을 거치면서 경영수업을 쌓아왔다. 두산의 관계자는 “박 신임사장이 장손이라는 이유만으로 CEO가 된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자질검증을 받아왔다”고 말했다.

한편 두산그룹은 ㈜두산 전략본부 이재경(李在慶) 부사장을 사장으로 선임하고 의류 BG사장에 한승희(韓勝熙) 생활산업BG사장을 임명했다.

△외식BG 부사장 李亨澤 △출판BG 상무 任石彬 △오리콤 상무 金知宇 △식품BG 상무 金弘西△외식BG 상무 李成薰 △외식BG상무 尹永虎 △두산기업 부사장 申亮雨 △연강재단 상무 金熙正

<김광현기자>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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