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채권단이 공동관리…내달4일 채권단회의서 결정

  • 입력 2001년 9월 27일 19시 02분


하이닉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다음달 4일 2금융권을 포함한 전체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열어 채무유예와 채권단 공동관리개시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27일 밝혔다. 채권단은 신규자금지원 규모를 당초 5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늘려 지원하는 안을 마련했지만 시중은행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난항이 예상된다.

외환은행은 하이닉스가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을 적용 받음에 따라 28일까지 채권신고를 받고 다음달 4일 회의에서는 총채권액 75% 이상의 동의를 얻어 한달간 채무를 동결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하이닉스는 금융기관 공동관리 상태로 들어가게 된다.

외환은행 이연수 부행장은 “미국 테러사태 이후 반도체가격전망과 현금흐름을 수정하고 있다”며 “은행마다 신규자금 지원여부를 놓고 검토할 시간이 필요해 4일 회의에는 신규자금지원문제를 상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닉스 재정주간사인 살로먼스미스바니(SSB)는 내년 반도체가격 전망을 당초 1.5달러에서 1.25달러로 낮춰 잡았고 이에 따라 신규자금 지원규모를 1조원으로 늘려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이닉스는 미국 테러사태로 인해 악화된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채권단 임시계좌에 묶여있는 3700억원의 사용제한을 풀어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채권단은 전체적인 채무조정안과 일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주택은행이 전날 하이닉스 채권을 해외에 매각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한미은행도 이날 기업설명회(IR)에서 “연말까지 하이닉스 충당금 비율을 80% 이상으로 올린다”고 발표해 은행권에 하이닉스 채권을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한편 하이닉스반도체는 기존 주주를 대상으로 한 5000억원 유상증자 계획을 올해 말에서 내년 상반기로 연기했다.

<김두영·이나연기자>nirvana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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