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카드사업-중국시장에 관심 많죠"…SK구조조정본부

  • 입력 2001년 9월 3일 18시 57분


“카드사업 진출은 아주 오랫동안 검토해온 숙제같은 것입니다.”

김창근(金昌根·51) SK 구조조정본부장 겸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신중한 자세로, 그러나 단호하게 카드업으로의 진출에 대한 의욕을 보였다.

김 사장은 “진출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며 “기존 은행의 카드사업부가 별도 법인화된 것이라든지 다이너스티카드처럼 시장에 매물로 나온 것, 혹은 아주 잘 되고있는 카드사를 인수하는 방법 등이 고려대상”이라고 말했다. 신규 카드사 설립은 고려의 대상이 아니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재계에서는 앞으로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금융업을 시작할 기반으로 꼽고 있다. 특히 현대자동차등이 카드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태세를 보이자 주목받은 기업이 SK와 롯데였다.

김 사장은 “SK는 비교적 업종이 단조로운 편”이라며 “계열사가 64개나 되지만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같으면 한 회사도 되지않을 규모”라며 변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SK는 지금 세 가지에 특별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선 카드사업이나 생명공학사업 등 차세대 신규사업을 선정하고 키우는 일이다.

두 번째는 일본 NTT 도코모와 진행중인 합작사업의 성공으로 한국-중국-일본을 잇는 동아시아권의 대규모 통신시장을 개척하는 일. 그는 “당장은 협상이 중단된 상태지만 조만간 다시 시작될 것”이라며 “일본이나 우리나 한·중·일 정보통신라인이 세계 정보통신의 한 축이 될 것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므로 잘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가 주목하는 세 번째 키워드는 떠오르는 13억 인구의 시장인 중국. 실제로 SK는 최근 중국 현지 본사의 본부장을 현지인으로 채용했다.

단순한 수출시장이 아니라 또 하나의 내수시장 개념으로 접근하기 위한 조치다.

SK 경영진은 최근 3개월만에 한번씩 중국을 찾는다. 중국을 갈 때마다 한국보다 더 자본주의적이며 사고의 제한이 없는 ‘변화된 중국’의 모습에 놀란다는 것.

김 사장은 최근 중국방문때의 한가지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손길승(孫吉丞)회장이 중국의 재무장관과 이야기하는 도중 하위직 공무원이 다가와서 그 대화에 스스럼없이 참여해 자신의 의견을 제시했고 중국 재무장관도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더라는 것.

김사장은 “중국인은 논리로 승부한다”며 “SK가 그들을 승복시킬수 있는 상품을 소개하지 않는 한 중국시장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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