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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8월 1일 18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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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에 다니는 박모차장도 개인연금 붐이 불던 94년 가입한 “OOO연금보험을 해약하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보험 모집인의 전화를 받았다. 그러나 박씨는 제의를 거절했다. 연 5∼6% 저금리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연 7.5%의 확정금리에 소득공제 혜택이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사고 발생때 1억∼2억원 이상의 목돈이 지급된다는 설명도 먼 훗날의 이야기처럼 들렸다.
최근 생명보험 모집인에게 “기존 보험상품을 해약하고, 종신보험으로 갈아타라”는 권유를 받는 가입자가 늘고 있다. ‘남아있는 가족을 위해 목돈을 마련해 줄 수 있다’는 것이 권유의 이유다.
그러나 진짜 이유는 생명보험사의 경영수지 개선을 위해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3개 생명보험사의 평균 예정이율(지급이자율)은 연 7.5%. 자산운용 수익률은 연 4.7%에 그쳐 3%에 가까운 금리 역마진 현상이 나타났다. 결과는 1년간 이자손실이 2조7400억원.
금융감독원은 “일부 보험사는 보험해약을 성공시키면 모집인의 근무평점을 올려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약을 권유하는 과정에서 금리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 있었는지, 보험사 차원에서 해약을 권하고 있는지 등 실태를 파악하겠다”고 나섰다.
보험전문가들은 “처음에 보험에 가입한 이유가 저축 목적이었다면 보험을 바꿀 이유가 없으며 종신보험이 필요하다면 기존의 보험을 해약하지 말고 추가 가입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