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난 40대 흔들리는 사회-下] "그래도 두드리면 열린다"

  • 입력 2001년 7월 1일 18시 40분


우리 사회의 안정성을 뒤흔들고 있는 40대 실업자들을 위한 대안은 무엇이 있을까. 전문가들은 실업자나 기업, 정부가 각자의 위치에서 해야할 일이 많다고 지적한다. 실업자들은 눈높이를 낮추고, 기업은 재취업센터와 같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며 정부는 창업지원 등 사회안전망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는 것.

▼글 싣는 순서▼
上-직장잃은 가장 어디로…
中-경력·학위 물거품…오라는 곳 없다
下-"그래도 두드리면 열린다"

▽옛날의 나를 잊자〓일단 퇴직자는 나의 ‘잘 나가던 때’를 잊어야 한다. 대기업 출신이면 중견기업이나 소기업을 타깃으로 잡아야 한다. 연봉과 근무조건을 낮춰잡는 것은 필수. 헤드헌팅사 인커리어의 정연택 사장은 “서울만 고집하지 말고 지방으로도 갈 수 있다는 마음의 자세까지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징대 잡비젼코리아 사장은 “사무직 퇴직자에게 경비용역이나 화장실 청소 대행 등 여러 가지 일을 권해보지만 번번이 ‘내가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느냐’며 거절하곤 한다”며 “경기가 좋아져서 자신의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일을 잡을 때까지 생계는 유지해야 한다고 설득한다”고 말했다.

정보화시대에 맞도록 스스로의 능력도 개발해야 한다. 만일 MS 워드나 파워포인트 등으로 문서작성을 할 수 없다면 문제다. 아랫사람이 문서작업을 대신해주는 시대는 지나갔기 때문이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야 한다. 보통은 아는 친구나 선배에게 일자리를 부탁하고선 기다리는 게 일반적이다. 컴퓨터를 쓸 줄 모른다고 온라인을 통한 구직을 포기하면 안된다. 자녀의 도움을 받아 잡포털 사이트나 온라인 헤드헌팅 업체에 도움을 구해도 좋다. www.searchfirms.co.kr에 들어가면 인기가 높은 순서대로 국내 헤드헌팅사를 찾아볼 수 있다.

다른 취업알선기관도 많다. 중소기업협회의 인력정보센터(02-785-0010·내선 250) 경총 고급인력센터(02-3270-7393) 코리아리크루트(02-754-4921) 은행연합회 전직금융인 취업센터(02-3705-5562) 등을 이용해봐도 좋다.

▽재취업센터 활성화돼야〓대우자동차 한국피앤지 등 최근 재취업센터를 도입하는 업체가 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희망퇴직’ 등의 형태로 무작정 사람을 자르는 식의 고용조정에 급급한 형편이다.

최정기 전국경제인연합회 고용복지팀장은 “퇴직금에 약간의 위로금을 얹어주는 현재의 고용조정 방식은 바뀌어야 한다”며 “구조조정이 사회통합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 재취업센터 운영을 대행해주는 업체로는 DBM코리아, 아데코코리아 등이 있으며 인커리어도 조만간 이 서비스를 시작한다. 인커리어는 또 웹사이트(www.incareer.com)를 통해 40대 인재들을 유망 기업과 연결해주는 ‘40대 전문가클럽’을 신설해 운영중이다.

▽사회 안전망을 짜야〓무엇보다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실업자 구제문제는 국가적 과제이기 때문이다. 40대 실업자들을 위한 창업컨설팅을 보다 현실화해야한다. 전문인력이 부족하고 수익이 되는 사업개발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서정헌 소상공인지원센터 상담사는 “정부의 창업자금 지원이 음식점 세탁소 화장품점 등 생계형 창업에 치중해있다”며 “정보화 교육에서 소외된 40대들에게 정보화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생각해볼 일”이라고 말했다. 도움말〓인커리어 박운영 헤드헌팅사업부 팀장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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