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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6월 24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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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측의 강경 분위기는 이한동(李漢東)국무총리의 중국 방문 중에도 감지됐다.
주룽지(朱鎔基) 총리는 19일 이 총리와의 회담에서 이 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한국측의 수입 제한 조치가 너무 갑작스럽게 발표돼 무척 당황스럽다”고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한국측이 ‘마늘 분쟁’을 교훈 삼아 앞으로는 사전에 충분히 협의하자고 해놓고서는 이럴 수가 있느냐는 얘기였다.
리펑(李鵬)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도 20일 이총리와의 면담에서 “조속한 시일 내에 이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회의장’격인 리펑 위원장이 오리 수입과 같은 구체적인 외교 현안에 대해 언급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
한국의 중국산 가금류 수입 규모는 600여만달러로, 중국의 총 수출액 6억9000만달러의 10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최대수입국인 일본(지난해 4억2300만달러)이 8일 한국을 따라 수입제한 조치를 내리면서 사태가 더 심각해진 것.
이 총리는 “이 문제를 통상문제로 확대시키지 말고 검역 차원의 기술적 문제로 다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중국측을 설득하는 한편 조만간 관련 부처 회의를 소집해 적절한 대책을 마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총리는 27일 청와대 주례보고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 한중간의 마늘분쟁과 오리분쟁 비교 | ||||
| ‘마늘분쟁’ | 항목 | ‘오리분쟁’ | ||
| -중국산 마늘에 긴급관세(315%) 부과 결정(2000.6.1) -연간 중국산 마늘 수입액 898만달러(99년 기준) | 우리측 조치 | -중국산 오리고기에서 ‘조류 독감 바이러스’가 검출돼 수입금지 및 유통금지 조치(2001.6.4) -연간 수입액 600여만달러(2000년 기준) | ||
| -한국산 휴대전화 폴리에틸렌 수입 긴급중단 조치(2000.6.7) -두 물품의 대중국 총 수출액 5억달러(99년 기준) | 중국측 대응 | -최대 수입국인 일본 등이 한국 조치를 따르자 피해 확산 -주룽지 총리, 리펑 전인대 상무위원장 등이 한국측에 조속 해결 촉구 -대한국 무역 보복 가능성 | ||
| -6월29일 마늘협상 시작 -7월22일 최종합의문 발표 -정부, 중국산 미수입분 민간쿼터 물량 1만300t 전량 도입 결정(2001.4) | 해결 | -정부는 통상문제가 아니라 검역기술 문제로 대응하려 하나 중국측은 교역상 피해 증가를 우려해 조속 해결 거듭 촉구 -중국 무역보복시 ‘오리분쟁’ 발발 | ||
| -정부 부처간의 업무 협의와 협조 미흡 -소탐대실의 결과 초래 -중국측의 지나친 대응에 대해서도 국제적 비판 여론 | 평가 | -이한동 국무총리, 사태의 심각성을 김대중 대통령에게 보고할 예정(2001.6.27 주례보고 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