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첨단산업 기술력 10년내 한국 추월한다"

  • 입력 2001년 5월 1일 19시 02분


‘중국이 한국을 앞지른다.’

중국이 ‘싸구려 생산국’이라는 통념을 뒤집으며 중화학공업과 첨단산업에서도 한국과의 산업격차를 무서운 속도로 좁히고 있다. 섬유와 신발 수출 1위국의 자리를 굳힌 중국은 작년에 가전산업에서도 물량기준으로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이미 컴퓨터와 일반기계도 생산과 수출에서 한국을 따라잡았고 조선, 철강, 석유화학도 2010년경이면 한국과 엇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자원부는 1일 국내 주요 10대 업종의 한중간 생산, 수출, 기술격차를 비교분석한 ‘한중간 산업격차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부기관이나 연구소가 양국간 산업격차를 산업별로 분석한 보고서를 작성하기는 처음이다.

산업자원부 고위 관계자는 “한국이 10년이내 중국과 산업경쟁력 격차를 더욱 벌리지 못할 경우 중국이라는 수출시장도 잃어버리고 세계시장에서도 중국에 밀리게 돼 ‘메이드 인 코리아’의 설 자리는 없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급 기술도 따라잡은 중국〓컬러TV, 음향기기, VTR 등 아날로그 가전제품의 세계 최대생산기지가 된 중국은 디지털가전 쪽으로도 생산 및 수출영역을 넓히고 있다. 2, 3년 이내 한국업체와 치열한 주도권 다툼이 불가피한 상태.

중국의 기계산업은 단조야금 기술이 이미 선진국 수준에 육박했고 발전 설비, 석유화학 설비 등 플랜트는 독자적 설계가 가능하다. 중국의 기계류 수출은 작년에 425억달러로 한국의 4.2배. 건설기계와 농기계 등 범용기술분야에서 한국과 엇비슷하며 일부 첨단공작기계를 제외하고 5년이내에 한국과 대등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중국은 컴퓨터산업에서도 생산은 96년, 수출은 97년부터 한국을 추월했다.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가입과 더불어 정보기술(IT)산업에 집중적인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기술력도 10년이내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조선, 철강, 석유화학도 멀지 않았다〓한국의 조선산업은 작년부터 수주량과 건조량에서 세계 1위에 올라섰지만 중국 역시 3등으로 올라서 한국을 바짝 뒤쫓고 있다. 조선업을 ‘민족산업’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청사진을 가진 중국은 최근 초대형유조선, LPG수송선, 초고속선박 등 고기술 선박에 대한 수주를 늘리고 있다.

철강의 생산(조강능력)에서 세계 1위, 수출에서 9위인 중국은 중소철강기업들을 합병, 4대 철강집단그룹으로 재편중이다. 2005년 세계선진 철강국의 70%수준을 목표로 잡은 중국의 철강산업은 2010년부터는 한국과 맞대결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화학 제품 생산능력에서 5위로 한국(3위)을 추격중인 중국은 2005년경이면 생산 및 수출에서 한국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탐내는 반도체와 자동차산업〓2010년 중국 자동차 수요는 550만∼650만대에 이르러 세계 3위 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폴크스바겐, GM, 크라이슬러 등과 합작해 2010년까지 국제경쟁력을 갖춘 3,4개 자동차 기업집단을 육성할 방침. 중국은 또 반도체 산업을 키우기 위해 삼성전자 등 한국의 반도체 회사를 집중 연구하고 있다.

<이병기기자>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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