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재경부-예산처 '지역 안배' 청와대 비서실 '호남 편중'

  • 입력 2001년 4월 17일 18시 56분


최근 이뤄진 재정경제부 1급(관리관) 및 일부 대통령경제비서관 인사는 경제부처뿐만 아니라 금융계와 재계에서도 큰 관심을 끌었다.

이들 두 조직은 기획예산처와 함께 경제정책을 이끌어 가는 ‘경제팀의 3대 핵심조직’이다.금융 예산 세제(稅制) 등 주요 정책은 물론 거시경제정책의 큰 틀은 대부분 이들 세 조직간의 조율을 통해 결정된다. 경제정책 분야의 최대 파워엘리트 집단은 어떻게 짜여져 있을까.

▽경제부처는 ‘동서(東西)균점’, 청와대는 ‘호남편중’〓재경부와 예산처 고위간부 구성을 보면 영호남간 수적 균형이 어느 정도 이뤄져 있다. 차관보 등 1급 간부가 대폭 ‘물갈이’된 재경부의 인사는 대체로 무난하다는 평가. 본부 1급 5명 중 배영식(裵英植) 기획관리실장과 최경수(崔庚洙) 국세심판원장이 영남, 김용덕(金容德) 국제업무정책관과 이용섭(李庸燮) 세제실장이 호남 출신이며 권오규(權五奎) 차관보의 고향은 강원. 진념(陳稔) 경제부총리와 김진표(金振杓) 차관은 각각 전북과 경기 출신이다.

기획예산처는 1급 이상 간부 5명 중 전윤철(田允喆) 장관과 김태현(金泰賢) 기획관리실장, 김경섭(金敬燮) 정부개혁실장 등 3명이 호남, 김병일(金炳日) 차관과 박봉흠(朴奉欽) 예산실장 등 2명이 영남출신으로 수적으로는 호남이 조금 많다. 그러나 전 장관이 핵심요직인 예산실장에 업무 및 인간적으로 신임이 두터운 박 실장을 앉힘으로써 지역성 시비는 없는 편.

반면 대통령을 가까이에서 보좌하는 청와대 경제파트는 사정이 다르다. 광주출신인 이기호(李起浩)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을 비롯해 오종남(吳鍾南) 재정경제비서관, 양천식(梁天植) 금융비서관, 김영룡(金榮龍) 산업통신비서관 등 핵심 비서관들이 모두 호남출신이다. 박준영(朴晙瑩) 대통령공보수석비서관은 지난번 개각 후 편중인사 시비가 일자 이 경제수석비서관을 제주출신이라고 주장했으나 그동안 이 경제수석비서관의 프로필 및 각 언론사 연감에는 호남이 고향으로 돼 있다.

▽재무부보다 경제기획원 출신이 다소 우세〓우선 세 조직의 장(長)인 진 부총리와 전 장관, 이 경제수석비서관이 모두 기획원에 오랫동안 몸담았다.

예산처는 1급 이상 간부 5명 중 김태현 실장을 빼고 모두 기획원 출신. 재경부는 차관 및 본부 1급 가운데 2명이 기획원, 4명이 재무부에 주로 일했다. 김 차관과 이 세제실장, 최 국세심판원장 등 3명은 재무부 업무 가운데도 세제 쪽에서 ‘잔뼈’가 굵은 점이 특징. 청와대의 경우 이 경제수석비서관과 오 재정경제비서관은 기획원 출신이고 양 금융비서관과 김 산업통신비서관은 재무부 출신으로 팽팽하다.

▽재경부의 발빠른 세대교체〓재경부는 차관인사에서 행시 13회인 김진표 세제실장이 예상보다 일찍 차관으로 승진함에 따라 고참 1급들도 대거 옷을 벗었다. 이에 따라 ‘경제팀 수장(首長)부처’인 재경부 1급에는 행시 13회에서 15회까지가 포진하고 있다.

반면 예산처는 김 차관이 행시 10회인 것을 비롯해 1급에도 13회가 2명, 14회가 1명으로 전반적으로 재경부보다 서열이 높은 편. 이 때문에 앞으로 두 부처간 역학관계에서 과거보다 예산처의 발언권이 다소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권순활·최영해기자>shkwon@donga.com

경제팀 3대 핵심조직 고위간부 명단
기관직위성명출신지역고시 기수주요 근무부처
재정경제부경제부총리진 념전북고시 14회경제기획원
차관김진표경기행시 13회재무부
차관보권오규강원행시 15회경제기획원
국제업무정책관김용덕전북행시 15회재무부
기획관리실장배영식경북행시 13회경제기획원
세제실장이용섭전남행시 14회재무부
국세심판원장최경수경북행시 14회재무부
기획예산처장관전윤철전남행시 4회경제기획원
차관김병일경북행시 10회경제기획원
기획관리실장김태현전남행시 13회재무부
정부개혁실장김경섭전북행시 14회경제기획원
예산실장박봉흠경남행시 13회경제기획원
청와대경제수석비서관이기호광주행시 7회경제기획원
재정경제비서관오종남전북행시 17회경제기획원
금융비서관양천식전북행시 16회재무부
산업통신비서관김영룡전남행시 15회재무부
건설교통비서관김창섭경북행시 16회건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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