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에서]"고객서비스 아이디어 얻기위해 버스만 타요"

  • 입력 2001년 4월 15일 18시 27분


전화벨이 울린다. 이번엔 또 어떤 내용으로 손님이 전화를 하셨지? 많이 화가 나 있으면 안되는데…. 짧은 순간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이젠 고객의 컴플레인 전화에 이골이 날만한데 아직도 전화벨 소리는 가슴을 떨리게 한다.

부천에 사는 한 여자분이다. 다짜고짜로 사람을 하나 보내란다. 그 분의 가게로 롯데백화점을 찾는 전화가 빗발치니 백화점 사람이 와서 전화응대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서울 본사 카드센터 전화번호와 부천의 그 분 댁 전화번호가 같아서 경기지역에서는 특히 월말에 롯데백화점인줄 알고 그분 집으로 전화를 하는 모양이었다. 신문광고 등을 통해 서울 지역번호를 반드시 눈에 띄게 명시하겠다는 약속을 수차례 한 뒤 전화기를 내려놓았다.

롯데백화점에는 매일같이 약 50만명의 고객이 다녀간다. 그 많은 고객들이 요구하는 서비스는 항상 최고 수준이어야 한다. 우리도 겸허한 자세로 고객의 소리를 듣고 끊임없이 여러 가지를 개선해 나간다.

이젠 고객서비스관련 업무도 많이 바뀌고 있다. 3∼4년전만 하더라도 단순히 고객들의 불만을 접수해 개선하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으나 이제는 고객관련 서비스도 무한경쟁의 시대가 되었다. 적극적으로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고 차별화시켜야만 하는 것이다.

고객만족은 고객을 만나는 짧은 순간에 이루어진다. 나는 이러한 고객 접점의 서비스를 우리 롯데 백화점에서도 꼭 활성화시키고 싶다.

백화점은 꿈과 희망이 있는 곳이다. 백화점에 오면 즐거움과 기쁨이 있어야 한다. 따라서 백화점 식구들은 손님의 행복한 삶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 다.

일산에 살고 있는 나는 오늘도 버스에 몸을 싣는다. 내가 버스만을 고집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전철로 오면 더 빠르고 편리한데 말이다. 스쳐 지나는 모든 것들 중에서 혹시 하나라도 고객서비스와 관련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까 해서다.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모습은 이제 완연한 봄을 알리고 있다. 새봄의 환희처럼 모든 사람들의 가슴에 간직한 소망이 이루어지길 바라본다.

<하임숙기자>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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