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이션코리아 이장우 사장 "때로는 '포기하는 경영'도…

  • 입력 2001년 1월 18일 18시 48분


‘CEO 강의를 하는 CEO.’

컴퓨터 디스켓을 생산하는 외국기업 이메이션코리아의 이장우(李長羽·44·사진)사장에게 붙어 다니는 말이다. 그 자신 제조업체 최고경영자(CEO)이면서도 다른 기업의 CEO나 임원들에게 기업경영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다.

그는 ‘당신도 경영자가 될 수 있다’에 이어 최근에는 ‘미래경영 미래 CEO’라는 책을 펴내 미래 디지털 시대의 CEO상을 소개했다.

“CEO는 파도타는 서퍼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서퍼는 파도가 높으면 보다 멀리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그러나 그 만큼 파도에서 떨어질 위험성도 큽니다.

파도는 변화무쌍한 듯 하면서도 일정한 흐름이 있습니다. 이를 잘 타면 훌륭한 서퍼가 되는 것처럼 CEO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영자는 위기를 만나면 오히려 기업의 장기발전을 위해 멀리 볼 수 있는 안목이 중요하다는 얘기입니다.”

그는 특히 빛의 속도보다 빠른 인터넷 등 ‘디지털’에 대한 이해가 없는 CEO는 미래에는 살아남기 어렵다고 단언했다.

그는 IMF를 거친 국내 CEO들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등장한 것은 ‘포기하는 경영’이라고 강조했다.

CEO의 역할은 끊임없는 선택이지만 특히 실기하지 않고 경쟁력없는 사업 등을 ‘포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사장이 현대나 삼성전자, 교보생명 등 많은 국내 기업들로부터 강연 초청을 받는 것은 △미 클라크 컨설팅사의 ‘세계화 경영기법’ 과정 수료 등 전문지식 △이메이션이 96년 3M에서 분리되기 전에 이사장이 3M의 마케팅 매니저로 근무할 당시의 성공적인 사례 △외국기업측에서 보는 한국기업 경영의 과제 등을 듣기 위한 것 등이다.

이사장은 “사실 강의를 듣는 분들중에는 경영 경험이 많은 선배들이 대다수지만 기업경영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기 위해 강의를 요청한다”며 “학생들보다 더 열심히 듣는다”고 말했다.

한해 경영관련 국내외 서적을 200권 이상씩 읽는다는 이사장은 2시간 강의를 위해 3주 정도를 준비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회사 경영도 바빠 한해 10차례 정도 밖에 ‘CEO 강의’를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메이션코리아는 국내 컴퓨터 디스켓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디스켓 전문업체’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